[멈춰버린 기적 새로 쓰자]선박 -25.3%·철강 -11.9%… 수출 효자품목 ‘뚝뚝뚝’

입력 2013-07-25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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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내수기업 육성 중간재 수출 비상… 日 엔저 공습으로 자동차·철강 타격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꼬리를 물고 있는 각종 대외적인 악재가 한국의 수출 경쟁력을 크게 약화시키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 엔저 현상, 중국의 저성장 등의 충격에서 쉽게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주요 수출 품목인 반도체, 자동차, 철강, 선박, 석유제품 및 석유화학 등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으면서 한국의 대외 무역 활동 전반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수출 경기 지표인 자동차의 경우 올 상반기 해외 판매량은 158만7273대로, 전년 동기 대비 6.7% 감소했다. 엔저의 본격적인 영향력 안에 들었던 지난 6월 수출은 27만5528대에 그치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3%나 줄었다.

산업계는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는 만큼, 수출 위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재계 한 고위 관계자는 “우리나라 수출을 위축시키는 여러 변수는 세계 경제가 불안정하기 때문에 나타난 것”이라며 “어느 한 가지 현상에 집중하기보다는 넓은 관점에서 국가적 차원의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맥 못 추는 수출 효자 품목들= 지난 수십년간 한국의 수출 산업을 지탱해 온 ‘효자 품목’들이 고전하고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 6월 국내 수출은 467억3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0.9% 하락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 선박, 석유화학을 제외한 자동차, 철강, 석유제품, 디스플레이, 일반기계 등에서 대부분 부진했다. 특히 철강(13.2%), 디스플레이(15.8%), 일반기계(10.7%) 등은 두 자릿수 감소율을 보였다.

올 상반기를 통틀어 작년과 비교해 보면 전체 수출량은 2766억9000만 달러 규모로 0.6% 증가했지만 자동차, 철강, 선박, 석유제품, 일반기계 등 주요 수출 품목은 오히려 큰 폭의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 중 세계적으로 발주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선박의 경우 올해 상반기 수출액은 190억4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5.3% 감소했다. 철강 역시 주요 수출국인 일본과 중국의 수요 부진 등으로 인해 163억7000만 달러를 기록, 11.9%나 빠졌다. 이외에 석유제품 265억9000만 달러(2.1% ↓), 자동차 246억 달러(1.7% ↓), 일반기계 239억7000만 달러(1.7% ↓) 등이다.

◇중국의 변화에 긴장하는 한국= 한국의 수출을 둔화시키는 가장 큰 요인으로는 최대 수출지인 중국의 경제 성장방식 변화가 꼽힌다. 한국의 대 중국 수출 규모는 2012년 말 기준으로 2조 달러를 넘어섰으며, 전체 수출의 24.5%를 차지하고 있다.

개방 초기부터 외국 자본에 의존하며 경기 부양에 힘써왔던 중국 정부는 최근 성장 기조를 내수기업 중심으로 바꿨다. 이는 자국 내 부품·소재 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려는 의도인 만큼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관련 분야의 수출 감소를 예고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중국은 현지 부품 조달 증가로 반제품 수입이 줄어들고 있으며, 가공무역(원자재 및 반제품을 가공해 재수출) 비중도 계속 감소하고 있다. 중국 전체 수출에서 가공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16.8%에서 2012년 말 기준 8.9%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이는 한국의 중간재 수출 비중이 70%가 넘는 상황에서 상당히 위협적인 결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만성적인 엔저 위협= 연초부터 본격화된 ‘엔저 공습’은 우리의 수출 전선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 5월 10일 심리적인 저지선으로 인식됐던 100엔을 결국 넘어섰다. 이후 현재까지 100엔을 기준으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최근 ‘우리수출 엔저에도 괜찮은가’라는 보고서를 통해 엔화 약세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해외 시장에서 수출 기업의 마진 감소와 시장 점유율 하락 등의 영향이 점차 가시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엔·달러 환율이 10% 상승할 경우 국내 제조업의 영업이익은 4조8000억원 감소(2012년 말 기준)할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일본과 수출 경합도가 높은 한국의 자동차·철강 기업들은 엔저 여파를 실감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지난 1분기 매출액은 21조36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0.7%나 줄어든 1조8685억원에 그쳤다. 기아자동차의 영업이익은 7042억원으로, 작년 1분기 대비 35.1% 급감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11조848억원으로 6% 줄었다. 실적 악화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엔저’를 꼽은 포스코도 지난 1분기 영업이익과 매출액은 각각 4.7%, 10.6%씩 하락한 7170억원, 14조5820억원을 기록했다.

한 경제 전문가는 “엔저 위협이 만성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만큼, 정부와 기업들의 선제적인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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