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 보는 경제 이야기]통상임금 논란과 잡초제거

입력 2013-05-27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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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훈 시인·KDB산업은행 부장

3년의 수행 끝에 스승이 풀밭에 앉아 제자들에게 말했다. “그동안의 고행을 잘 참아 주었다. 오늘이 마지막 수업이다.” 그리고는 스승은 지금 우리가 앉아 있는 마당에 무엇이 자라고 있는지를 물었다. 제자들은 잡초가 가득하다고 대답했다. 어떻게 이 잡초를 제거할 수 있는지 스승이 다시 물었다. 누군가는 삽으로 파내자고 했고, 어떤 이는 불로 태우자고 했다. 석회를 뿌리겠다는 이도 있었고, 손으로 뿌리를 뽑아내자는 제자도 있었다.

묵묵히 의견을 듣고 있던 스승이 말했다. “오늘 수업은 여기까지다. 너희들의 방법으로 각자 잡초를 없애라. 없애지 못한 사람은 일 년 후에 다시 이곳으로 오너라.”

일 년 후, 제자들 모두가 다시 모였다. 그런데 그곳은 농작물이 무성한 농지로 변해 있었다. 잡초는 보이지 않았다.

스승의 마지막 수업은 무엇이었을까? 스승은 잡초를 ‘없애는’ 방법에 대해 물었다. 제자들은 그 ‘잡초’를 없애는 방안을 궁리했다. 그러나 일 년 내내 고민해도 잡초를 없애지 못했다. 왜?

모두가 잡초에만 집중했기 때문이다. 실패자들은 그렇게 ‘잡초’에만 집중한다. 요점은 잡초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그 땅을 어떻게 잘 가꾸는가 하는 것인데, 모두 ‘잡초’에 갇혀 헤어나지 못한 것이다.

많은 경우 우리들은 성공하려는 것이 아니라 실패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잡초를 제거하는 것, 그것은 실패는 아니나 성공 또한 아니다. 그러나 실패를 아니 하고자 하는 경우 실패를 아니 하고자 하는 그 목표에도 도달하지 못한다. 잡초 제거에 성공하지 못하듯이.

그러나 성공하는 사람들은 애당초 목표를 달리 잡는다. 잡초 제거보다는 땅을 이용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다. 그러면 자연스레 잡초는 사라지게 된다. 중요한 것은 잡초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어느 농지에도 잡초는 생겨난다. 그러나 농작물이 무성하면 잡초는 더 이상 보이지 않고 사라진다.

‘통상임금’이 갑자기 논란이 되고 있다. 실은 해묵은 문제이다. 정기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대법원이 작년 3월 판시했다. 통상임금은 시간외근로수당의 기준이 된다. 기업들은 비용부담을 호소한다. 정부는 노사정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 것을 제안했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제3의 다른 길은 없는가. 잡초 밭에 농작물을 심을 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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