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아 고, 프로데뷔만이 능사 아니다 [오상민의 현장]

입력 2013-05-12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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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JLPGA 홈페이지 캡처)

리디아 고(16ㆍ고보경)가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에 초청선수로 출전했다.

일본 현지는 물론 대회 관계자와 전 세계 골프팬은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집중했다. 그의 인기는 하늘을 찌른다. 웬만한 프로선수들은 그의 인기를 따라갈 수 없을 정도다. 가는 곳마다 사인공세, 카메라세례다.

이 대회의 공식 명칭은 월드레이디스 챔피언십 살롱파스컵이다. 2011년과 2012년 안선주(26)가 2년 연속 우승을 차지, 3년 연속 우승 가능성에 포커스가 맞춰질 만도 하지만 시즌 초반 부진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는 안선주는 관심 대상이 아니었다.

이 대회 최종 4라운드는 12일 오후 SBS골프채널을 통해 방송됐다. 박인비(25ㆍKB금융), 유소연(23ㆍ하나금융) 등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맹활약하는 스타플레이어들이 대거 출전, 골프팬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아마추어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16ㆍ고보경)는 이 대회 초청선수로 출전, 최종합계 5언더파 283타로 공동 4위를 차지했다. 아마추어라는 게 믿겨지지 않는 발군의 기량이다.

방송 해설위원은 “리디아 고는 스탠포드대학 진학을 원하고 있다. 그러나 투어에 바로 진출(프로데뷔)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아직 실패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미셸 위가 투어에서 고전하는 이유는 대학을 다닌 4년 동안 운동(훈련ㆍ대회출전)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타이거 우즈가 스탠포드대학을 포기한 이유도 바로 그것 때문”이라며 “수십 년 만에 나올까 말까한 선수이기 때문에 투어 진출을 미루고 대학에 진학하는 것은 아까운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기자의 생각은 많이 다르다. 운동을 잘하면 프로선수가 돼야 하고, 운동을 못하면 대학을 진학해야 한다는 말인가. 위험한 발상이다. 거꾸로 말하면 공부를 잘하면 대학을 진학하고, 못하면 운동을 해야 한다는 말이 된다.

운동에는 때가 있지만 공부도 마찬가지다. 물론 두 가지를 전부 손에 쥐기는 힘들겠지만, 굳이 한 가지를 포기할 이유는 없다. 경기력만 본다면 부족한 훈련량과 떨어지는 경기감각은 보충할 방법은 없다.

그러나 대학을 진학하면 일찌감치 프로로 전향한 선수들이 갖지 못한 많은 것을 보고 배울 수 있다. 돈으로는 환산할 수 없는 지적 자산은 물론 사회생활에 필요한 소양과 인맥을 축적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본인의 의사가 중요하다. 스탠포드대학에 진학해 학업에 열중하고 싶다는 본인의 의견을 충분히 존중할 필요가 있다. 또 프로 데뷔를 통해 훌륭한 프로골퍼가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운동선수 출신의 스포츠행정가를 배출하는 일도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엘리트선수들은 어릴 적부터 학업과는 담을 쌓는다. 대학을 진학해도 학교를 나가는 일이 없다. 형식적으로 학점만 취득할 뿐이다. 결국 대학을 나와도 받아주는 직장이 없다. 그 때문인지 은퇴 이후 불행한 길을 걷는 선수도 적지 않다.

스포츠계에는 운동선수가 아니더라도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하게 많다. 아쉽지만 국내 운동선수 출신 중에는 스포츠행정ㆍ외교ㆍ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실력자는 없는 듯하다. 엘리트 중심의 교육정책 탓이다.

아직 고교생인 리디아 고에게 어른들의 시선과 사고로 제작된 옷을 입힐 필요는 없다. 그에게는 돈보다 더 중요한 무엇인가가 있을 수 있다. 기자는 그가 어떤 선택을 할지라도 충분히 존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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