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 개편 결국 속도조절?…과표·세율 조정 무산될까

입력 2024-07-09 14:34 수정 2024-07-09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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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이달 말 세법개정안 발표
상속세율·과표조정 배제 가능성
세수결손·野 부자감세 비판 부담
중산층 고려 공제한도 완화 담길 듯

정부가 이달 말 내놓을 세법개정안 내 상속세 개편 폭이 과표구간·세율 조정을 제외한 공제한도 상향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 세수결손이 기정사실화한 가운데 '부자 감세' 프레임 부담과 압도적 여소야대 한계까지 고려하면 속도조절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9일 정부 등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7월 말 세법개정안에 담을 최우선 현안으로 상속세를 꼽고 관련 개편 수순을 밟고 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전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우리나라는 상속세와 소득세 실효세율이 다 높은 나라"라며 "상속세는 1997년 이후 큰 개편이 없어 여러 상황 변화를 반영 못 하고 있으니 논의해보자는 것이 정부 입장"이라고 말했다.

현행 우리나라의 상속세 최고세율은 5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상속세를 부과하지 않는 나라 평균(26%)의 2배에 육박한다. 여기에 최대주주 할증(20%)까지 붙으면 최고세율은 60%까지 뛴다. 최대주주 할증평가는 대기업 최대주주가 지분 상속 시 '경영권 프리미엄' 명목으로 평가액 20%를 할증 과세하는 제도다. 기재부가 3일 발표한 역동경제 로드맵에는 이 제도를 폐지하고 가업상속공제 한도를 연매출 최대 600억원에서 1200억원으로 2배 올리는 내용 등이 담겼다.

상속세는 과표구간별로 △1억원 이하 10% △1억원~5억원 20% △5억원~10억원 30% △10억원~30억원 40% △30억원 초과 50% 세율을 물리는데, 이러한 단위가 1990년대 말 세법 개정 이후 20년 이상 유지되고 있는 만큼 국제적 표준과 현실 지표 등을 반영해 합리화해야 한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다. 앞서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달 "현재 상속세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문제가 있으니 30% 내외까지 인하가 필요하다"고 했고, 최 부총리도 "상속세가 글로벌 스탠다드에 비해 과도하니 완화하자는 입장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다만 과표·세율 조정안이 이번 세법개정안에 담길지는 미지수다. 당장 과반 의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의 반대가 거세다. 결실을 맺으려면 야권 설득이 불가피한데 민주당은 2년 연속 세수결손이 확정적인 상황에서 부자 감세는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대주주, 거대자산가 세금 깎아주겠다는 것은 역동경제 로드맵이 아닌 세수결손 로드맵"이라며 "소득과 자산 격차를 줄일 처방이 아닌 부익부빈익빈 대책"이라고 비판했다.

결국 1997년 법 개정 이후 30년 가까이 유지된 상속세 공제한도 완화로 귀결될 공산이 크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상속세 공제한도는 통상 10억원(일괄공제 5억원·배우자 최소공제액 5억원)인데, 최근 급등한 부동산 가격 탓에 수도권 아파트 한 채를 가진 중산층도 과세 대상이 되는 실정이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11억9773만원이었다. 공제한도 상향은 세율 조정과 달리 민주당 내에서도 일부 공감하는 분위기다. 국세청 차장 출신인 임광현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집값이 올라 상속세 대상이 된 중산층 세 부담을 합리적으로 미세 조정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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