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은 국내 10대 대기업 가운데 가장 복잡한 지분구조를 갖고 있다. 최근 경제민주화 바람이 거세지며 대기업의 순환출자 구조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가운데 거미줄처럼 복잡한 지배구조를 가진 롯데그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롯데는 총 19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지니고 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복잡한 순환출자 고리를 통해 전체 지분율 0.05%로 ‘유통공룡’ 롯데를 지배하고 있다.
순환출자 구조의 핵심이 되는 계열사는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롯데 회장이 각각 1.0%, 14.6%의 지분을 갖고 있는 롯데쇼핑이다. 롯데 순환출자 구조는 ‘롯데쇼핑→롯데카드→롯데칠성음료→롯데쇼핑’으로 이어진다. 롯데쇼핑은 롯데카드의 지분 92.6%를 보유하고 있고 롯데카드는 롯데칠성음료의 지분 1.5%를, 롯데칠성음료는 롯데쇼핑의 지분 4.3%를 각각 갖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순환출자 구조의 핵심이 되는 계열사는 롯데쇼핑이지만 실질적 지주회사 역할은 호텔롯데가 맡고 있다는 것이다. 호텔롯데는 롯데쇼핑(9.6%), 롯데제과(3.2%), 롯데칠성음료(5.8%), 롯데삼강(8.6%), 롯데케미칼(13.6%) 등 주요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해 그룹 전체를 아우르고 있다.
순환출자 구조의 핵심과 실질적 지주회사가 다르다는 점은 롯데의 차기 경영권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낳고 있다. 신 회장과 형인 신동주 일본 롯데 부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그룹 주요 계열사의 지분율은 큰 차이가 없다.
문제는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호텔롯데의 지분이다. 호텔롯데의 최대주주는 신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로 전체 지분의 19.2%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지분 또한 일본 롯데홀딩스에서 분할된 일본계 투자회사들이 보유하고 있다.
현재 일본 롯데와 한국 롯데를 형과 동생이 각각 나눠 갖고 있으나 신 총괄회장 사후, 신 부회장이 규모가 큰 한국 롯데를 노린다면 신 회장으로서는 곤혹스러운 상황에 빠질 수 있다.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을 신 부회장이 틀어쥐고 있다는 사실은 향후 롯데의 경영권 향배에 중요할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