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장기화, 은행 가계대출 연체율 7년내 최악

입력 2013-02-19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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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대출 252조 훌쩍… 대기업도 빚 허덕

눈덩이 가계부채가 곳곳에서 부실 조짐을 보이며 우리 경제의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지 오래다. 특히 자영업자, 고령층, 저소득층의 위험신호음이 높아지고 있다. 경기 둔화와 부동산 침체로 부채상환 능력이 급속히 악화돼 가계파산 도미노 사태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기업대출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대기업들의 연체액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으며 장기연체도 급증했다. 최근 은행권은 정부정책 등에 맞춰 중소기업 대출을 앞다퉈 늘리고는 있으나 걱정이 앞선다. 무턱대고 중기대출을 늘렸다간 연체율 상승으로 부실자산이 급증하기 때문이다.

자영업자 대출도 350조원을 넘어서면서 금융권의 새로운 뇌관으로 떠올랐다. 급기야 금융당국이 내달부터 대출금 연체가 있는 채무자에게 상환기간을 늘리고 이자율을 낮춰주는 개인프리워크아웃 프로그램 도입을 밝혔다.

◇ 가계대출 연체율 7년내 최고치 = 지난해 12월 말 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7년 만에 가장 높은 0.81%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현재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잔액은 1106조원으로 37조9000억원 늘었다. 가계대출은 464조5000억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12조원 늘었다. 그중 주택담보대출은 11조3000억원 늘어난 314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문제는 가계부채가 점점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 원화대출 연체율은 1.0%로 전년 말에 비해 0.11%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11월 말 1.30%까지 상승했으나 연말을 앞두고 은행들이 부실채권 관리에 나서면서 0.3%포인트 하락했다. 그러나 올 1월 들어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기연 금감원 부원장보는 “경기악화, 소득감소 등으로 신규 연체가 증가하고 있다”며“대출은 조금씩 감소하고 있지만 질적인 면에선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로 저소득층의 수익이 감소하면서 가계신용대출 연체율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가계대출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뺀 가계신용대출은 지난해 8월 말 1.23%에서 9월 말 1.04%로 하락한 이후 10월 말 1.15%, 11월 말 1.17% 등으로 2개월 연속 상승했다. 가계신용대출 차주는 대부분 저소득층이다. 연체율 상승은 경기 침체로 이들 계층의 소득이 감소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가 나빠지면서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소득이 줄어 빚을 못갚는 가계가 늘었다는 의미다.

◇ 대기업 마저 부실화…금융부실 가속도 붙나= 기업대출 연체율도 상승세다. 지난해 말 기준 기업대출 연체율은 1.18%로 1년 전(1.10%)보다 상승했다. 대기업대출 연체율은 일부 대기업의 회생절차 신청 등으로 2011년 말(0.25%)에 비해 0.65%포인트 상승한 0.90%를 기록했다.

올해도 세계경기 침체로 교역 환경이 악화돼 대기업의 대출 위험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내수 부진으로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건설 등도 신용위험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문제는 중소기업 대출이 부실화될 우려가 높다는 것이다. KB국민·우리·신한·하나은행은 지난달 말 중소기업 대출로 총 205조9073억원으로 지난해 말 205조251억원보다 8822억원 증가했다.

각 은행이 연말에 규모가 커진 중소기업을 대기업으로 분류하고 부실 중소기업을 정리하는 기업 재분류 작업을 했는데도 관련 대출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통상 연말과 연초에는 기업 재분류 때문에 은행의 중소기업대출이 다소 줄어드는 모습을 보인다.

여기에 대출을 끌어들여 창업에 나섰다가 이자도 못 갚을 처지에 몰린 자영업자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은행의 자영업자 대출 총액은 252조6000억원으로 전년대비 17조4000억원 늘었다. 대출 연체율도 덩달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자영업자 기업대출 연체율은 0.89%로 전년 대비 0.09%포인트 상승했다.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의 연체율이 같은 기간 각각 0.15%포인트, 0.26%포인트씩 올라 상대적으로 연체율 상승폭이 가팔랐다.

자영업자의 DTI(총부채상환비율)는 24.1%로 상용 임금근로자 16.6%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전체 가구 평균 DTI 19.8%와 비교해도 높다. 또 저소득 자영업자 소득 1분위의 평균 총부채상환비율(DTI)은 54.4%로 고소득 자영업자인 소득 5분위(23.7%)에 비해 갚아야 할 빚이 2.3배나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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