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조남호 증권부 기자 "투자자 울리는 연휴 전 ‘올빼미 공시’"

입력 2013-02-12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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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설 연휴를 틈타 투자자를 울리는 올빼미 공시가 어김없이 쏟아져 나왔다. 전년 대비 실적 악화는 물론 대규모 공급계약 해지 등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8일 장 마감 이후 작년 실적을 공시한 상장사는 47개사였다. 그중 실적이 악화된 상장사는 30여개사로 실적 공시의 80%를 넘었다. 개중에는 영업이익이나 순이익이 50% 이상 급감하거나 적자로 돌아선 상장사도 부지기수였다. 일부 상장사는 수십억원에서 천억원대의 공급계약 해지를 알리기도 했다. 이러한 올빼미 공시는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마찬가지였다.

이날 장중 실적이 개선된 상장사와 악화된 상장사의 공시가 비교적 고른 비율로 발표된 것과는 딴판이었다. 설 연휴를 이용해 당장의 악재는 피해가자는 의도가 고스란히 드러난 것이다.

일부 상장사의 홍보 담당자들은 어차피 드러날 사안으로서 장중 공시를 내는 것과 장 마감 후 발표하는 것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하기도 한다. 회사가 가져갈 실익이 없다는 해명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올빼미 공시에 일반 투자자들만 골탕을 먹고 피해를 본다는 점이다.

가정에 불과하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수백억원 흑자에서 1년 사이 적자전환된 기업이 12일 개장과 함께 하한가로 직행하기라도 한다면 투자자들의 손실은 극대화될 수밖에 없다. 악재성 공시가 장중 발표됐다면 손실이 나더라도 매도할 수 있는 최소한의 권리마저 빼앗긴 셈이다.

좋지 않은 소식을 널리 알리고 싶지 않은 것이 인지상정이라고는 하나 상당수 상장사들은 악재든 호재든 일정한 원칙을 갖고 공시를 한다. 투자자들이 뉴스에 집중하는 장중 공시를 가장 기본적인 방법으로 택해 매도 혹은 매수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하기 위한 배려다. 이를 통해 투자자와 회사 사이에 신뢰가 쌓일 수 있다.

상장사의 경영진과 공시 담당자들은 이러한 올빼미 공시가 기업 투명성을 훼손하고 투자자의 불신을 가중시키는 행위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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