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인터뷰] 박혜경 "땅 끝까지 추락… 하지만 다시 일어났어요"

입력 2013-02-07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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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 ‘레인’, ‘레몬트리’, ‘주문을 걸어’, ‘너에게 주고 싶은 세 가지’, ‘하루’… 멜로디만 들어도 저절로 가사가 떠오른다. 꿈 많은 학창 시절, 가슴 두근거리는 첫사랑의 설렘, 일상의 무게를 내려놓은 어느 화창한 날, 삶의 순간순간에 함께 머무른 이 노래들은 ‘노래하는 작은 새’ 가수 박혜경이 불렀다.

4년 만에 새 앨범 ‘송버드1(Songbird1)’을 발표한 박혜경을 만났다. 그동안 속에 담아뒀던 솔직한 이야기가 쏟아졌다.

▲사진제공=태가뮤직콤파니

이번 앨범을 내면서 박혜경은 욕심을 버렸다. 성과에 연연하지 말고 오래 활동하자는 마음가짐은 마치 솔로 앨범을 처음 냈던 그 시절과 닮았다.

“일단 좋은 앨범을 만드는 데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어요. ‘인기 많다’는 소리보다는 ‘노래 좋다’는 말을 듣고 싶어요.”

새로운 앨범을 들고 대중 앞에 서기까지, 과정은 결코 녹록치 않았다. 박혜경은 ‘방황의 스토리’라고 표현하며 어려웠던 시간을 회상했다.

전 소속사와 계약이 끝나고 혼자 남겨졌다는 부담감에 휩싸여 있을 때 그는 예기치 못한 소송에 휘말렸다. 많은 것들을 잃어야 했다. 새로운 회사를 찾을 수도, 음악 활동을 할 수도 없었다. 살 길이 막막한 순간이었다. 자신감은 결여되고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시달렸다.

“모든 것이 피폐해졌어요. 나이는 먹어 가는데 갈 곳은 없고 그나마 모아뒀던 돈도 소송비로 다 쓰고…. 낙인이 찍혀버리니까 여자로서의 삶도 망가졌어요. 땅 끝까지 추락한 기분을 맛봤죠.”

‘타고난 성대’란 칭찬을 듣던 그의 성대에도 문제가 생겼다. 갑작스럽게 짊어지게 된 너무 많은 짐 때문에 늘어난 스트레스는 노래마저 할 수 없게 만들었다. “성대에 혹이 생기고 떨림, 마비 증상까지 겪게 되니까 이루 말할 수 없는 충격을 받았어요.”

성대 때문에 지속적인 치료를 받던 중 신경안정제 성분이 들어간 약을 과다 복용하는 사고도 일어났다. 잘 하지 못하는 술을 마시고 취한 것이 화근이었다.

“여러 가지 사건이 일어나다보니 저와 일을 하려는 사람이 없었어요. 한창 힘들어하고 있을 때 지금의 제작자를 만났죠. 저에 대해 안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을 텐데도 선뜻 제 손을 잡아줘서 너무 고마워요.”

▲사진제공=태가뮤직콤파니

우연한 만남은 귀한 인연을 만들었다. 박혜경은 자신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깊은 생각을 지닌 제작자에게 많은 부분을 의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작곡가 윤일상, 그룹 브릭의 강현민 등도 이번 앨범에 든든한 도움을 줬다. “윤일상 씨가 걱정하지 말라고, 서두르지 말라고 많이 응원해줬어요. 강현민 씨도 마찬가지였고요. 음악 작업을 하면서 잃었던 자신감을 많이 회복했어요.”

길고 긴 터널을 빠져나온 박혜경은 ‘말의 힘’을 실감한다. “한 마디 한 마디가 도움이 된다는 걸 느꼈어요. ‘잘한다’하면 더 잘하게 되고, ‘예쁘다’ 하면 더 예뻐지는 것 같아요. 반면 구설수에 휘말릴 때는 점점 힘들어지는 걸 경험했고요. 그래도 제가 굉장히 복이 많은 사람이란 걸 깨달았어요. 저를 기다려주는 누군가가 있으니까요.”

박혜경은 오는 4월 6일과 7일, 서울 숙명아트센터 씨어터S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고 오랫동안 기다려준 팬들을 만난다. 진지하지만 재밌고, 자유분방하지만 웃을 수 있는 공연을 기획하고 있다. 오랜 기간 쉰만큼 올해는 열심히 달릴 예정이다. 벌써 상반기 계획이 빼곡하다. ‘송버드1’에 이어 인디 뮤지션들과 함께 히트곡을 다시 부르는 콜라보레이션 앨범과 ‘송버드2’ 앨범을 연달아 발표하고 사이사이 방송활동을 병행한다.

▲사진제공=태가뮤직콤파니

“주위에 좋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그들이 없었다면 저는 다시 일어나지 못했을 거에요. 이제 예전처럼 조금씩 꾸준히 활동하는 모습 보여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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