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정위기의 터널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유로존(유로 사용 17국) 은행들이 자금시장의 안정으로 유럽중앙은행(ECB)에 꿨던 자금을 대거 조기 상환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25일(현지시간) 유로존 은행 278곳이 오는 30일에 장기대출프로그램(LTRO) 자금 총 1373억 유로(약 198조원)를 조기 상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840억 유로를 훨씬 웃도는 것이다.
LTRO는 3년 만기의 장기 저리 대출이다. ECB는 재정위기로 은행들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자 지난 2011년 12월 523개 은행에 4890억 유로를, 지난해 2월 800개 은행에 5295억 유로를 대출했다.
돈을 빌린 은행들은 오는 30일부터 1차 LTRO분을 조기 상환할 수 있다. ECB가 발표한 상환 규모는 1차 LTRO의 28%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스페인 은행 방코빌바오비즈카야아르젠타리아(BBVA)의 프란시스코 곤잘레스 회장은 “이는 유로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고 있다는 긍정적 신호”라며 “우리는 LTRO 자금 220억 유로 중 상당 부분을 상환했으며 다음달에 더 많이 갚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크리스티앙 슐츠 베렌베르그은행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ECB는 1년 전에 금융시스템에 공급했던 유동성 중 일부를 다시 돌려 받는다”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나 일본은행(BOJ), 영란은행 등 다른 중앙은행이 여전히 돈을 찍어 유동성 공급 확대에 나서는 것과 대조된다”고 밝혔다.
조기상환이 예상보다 많다는 것은 시중 유동성 형편이 나아지고 은행들의 재정상황이 개선됐다는 의미라고 통신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