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장려금 출혈 경쟁 하더니…예고도 없이 '취소'

입력 2013-01-25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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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재정난 이유로 없애

인천 연수동에 사는 김모(34)씨는 인천시에서 올해부터 첫째 아이를 출산할 경우 100만원을 ‘출산장려금’으로 지급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계획 임신을 했지만 출산장려금을 받지 못하게 됐다. 인천시가 재정난을 이유로 첫째 아이 출산장려금을 주지 못하게 됐기 때문이다.

김 씨는 “출산장려금을 받게 되면 제왕절개 수술비 부담이 커 병원비에 보태려고 했는데 너무 속상하다”면서 “양해를 구하지도 않고 슬그머니 취소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지역 인구를 늘리기 위해 자치단체들이 출산장려금 출혈 경쟁에 불이 붙었지만 0~2세 무상보육 등으로 재정부담이 늘자 슬그머니 취소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인천시는 올해부터 지급하기로 한 첫째 아이 출산장려금을 주지 못하고 있으며 둘째 아이 장려금도 100만원 깎았다. 첫째 출산장려금은 인천시가 전국 광역시 가운데 처음으로 시도한 정책으로 송영길 시장의 주요 공약 가운데 하나였다.

시는 올해부터 태어날 첫째 아이 숫자를 1만2300명으로 예상하고 이들에게 줄 출산장려금 중 시가 부담해야 할 98억4000만원을 올해 예산에 반영할 계획이었지만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국회의 결정에 따라 0~2세 무상보육이 시행되면서 추가 예산이 필요해진 데 따른 부담 때문이라는 것이 그 이유다.

저출산 문제가 국가 위기로 떠오르자 지자체들이 경쟁적으로 출산장려금을 도입했다. 2010년까지만 해도 비슷한 수준이던 출산장려금 액수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전남 함평군의 경우 셋째를 낳으면 1200만원, 다섯째 이상 1300만원까지 지원하는 곳도 나타났다. 함평군은 자치단체 재정자립도가 2011년 기준 8%로 전남에서도 최하위 수준이다.

이렇다 보니 돈을 더 많이 준다는 지역으로 주소를 이전하거나 출산장려금을 받고 이사를 가는 일도 벌어져 지자체의 등골이 더욱 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언제든지 지자체가 출산 장려금을 축소 등 변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 지자체 복지 담당자는 “경쟁적으로 금액이 올라가 지자체 재정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면서 “정부가 일괄적으로 일부를 부담하는 방식으로 가야한다”고 밝혔다.

이목희 민주통합당 의원은 “출산장려금을 지급하는 지자체의 어려움과 불합리한 문제를 고려해 출산정책을 국가가 책임지고 실시해야 한다”면서 “지자체마다 재정상태가 달라 지원금액 편차가 클 수 밖에 없는데 출산장려금 제도가 실효성을 거둘 수 있는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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