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민의 골통(Golf通)로드]부녀간 소통 부재가 낳은 도난사건 “누굴 원망 하오리까”

입력 2012-12-24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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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와 캐디 간 소통 부재로 인해 웃지 못 할 해프닝이 일어나기도 한다. 사진은 홍란과 그의 캐디. (사진제공=KLPGA)
올 시즌 국내 프로골프대회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있다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LIG손해보험 클래식 마지막 라운드다.

무명 김지현(21ㆍ웅진코웨이)은 아버지 캐디 김재준(56) 씨와의 환상 콤비를 이루며 생애 첫 우승을 일궈냈다.

당시 김지현의 우승은 올 시즌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우승에는 다른 선수의 우승 장면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것이 있었다. 캐디와의 원활한 소통이다.

김지현은 대회 시상식 후 인터뷰에서 아버지에 대한 감사의 표현을 잊지 않았다. “14번홀부터 떨리기 시작했지만 아버지가 괜찮다고 말씀해주셔서 진정할 수 있었다”며 우승의 영광을 아버지에게 돌렸다. 실제로 두 사람은 경기 중 잦은 소통으로 위기를 극복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반면 캐디와의 소통 부재로 인해 웃지 못 할 해프닝이 일어나기도 한다. 지난 2010년 4월, KLPGA투어 롯데마트 여자오픈에서는 이보미(24ㆍ정관장)와 아비지 캐디 이석주(53)씨가 출전해 라운드를 펼쳤다.

이보미는 1라운드에서 2오버파로 공동 24위를 마크, 만족스러운 성적은 아니었지만 나쁘지 않았다. 컨디션이 좋았고 자신감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버지 이씨는 18홀 라운드 내내 딸(이보미)의 퍼팅에 불만스러운 표정이었다. 스트로크는 나쁘지 않지만 페이스 중심에 임팩트 되지 않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평소 아버지한테만은 유난히 까칠했던 딸(이보미)에게 불만을 말할 수가 없었다. 대회 중 잘 못 말을 꺼냈다가 심적으로 부담을 줘 오히려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다음날 2라운드가 시작됐다. 전날 부진에도 불구하고 자신감에 넘쳤던 이보미. 그러나 경기가 진행될수록 표정은 어두워졌다. 결과는 3타를 더 잃어 합계 5오버파로 공동 42위까지 밀렸다.

경기를 마친 이보미는 곧바로 클럽 스폰서인 캘러웨이골프의 투어밴으로 향했다. 캘러웨이골프에서는 퍼터의 문제점을 생각보다 쉽게 잡아냈다. 그리고 이보미를 위로하며 돌려보냈다.

3라운드에서는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펄펄 날았다.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잡았고, 최종 순위도 공동 8위로 끌어 올렸다.

도대체 그의 퍼터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범인은 놀랍게도 아버지 이씨였다. 이씨는 1라운드 종료 후 딸(이보미) 몰래 퍼터를 들고 캘러웨이골프 투어밴에 찾아갔다. “페이스 중심에서 임팩트 되지 않으니 페이스를 약간만 닫아주세요”라며 캘러웨이골프 관계자들에게 부탁한 것이다.

이씨는 퍼터 페이스의 문제가 확실하다고 느꼈지만 딸(이보미)에게 솔직하게 이야기하지 못했다. 고집을 부릴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소통 부재는 다양한 문제를 발생시킨다. 소통이 필요한 것은 골프경기만이 아니다. 사회생활에 있어 소통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소통은 혈액순환과 같다.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하면 만병의 원인이 된다. 결국 소통 부재는 오해를 낳으며 다양한 문제의 원인이 된다.

반면 소통이 원활한 조직에서는 오해의 뿌리가 깊지 않다. 간혹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불씨를 키우는 일은 없다.

그렇다면 당신의 주변은 어떤가. 혹시 소통 부재로 인해 오해의 뿌리가 깊게 자라고 있지는 않은가. 아니면 오해의 불씨를 키우고 있지는 않은가. 소통 단절은 오해를 낳고 오해는 불신을 낳는다. 잘 나가는 조직과 그렇지 못한 조직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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