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CBRC)는 6일(현지시간) 은행자본관리법의 시행을 당초 예정됐던 오는 8월에서 내년 초로 연기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CBRC는 이날 성명에서 “은행들의 대출 증가세가 적절한 수준에 이르렀을 때 이 법을 시행하는 것이 타당하다”면서 연기 배경을 설명했다.
CBRC는 현재 주요 대형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은 11.5%, 기타 은행은 10.5% 이상을 각각 유지하도록 정하고 있다.
CBRC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중국 상업은행의 평균 자기자본비율은 12.7%로 기준을 훨씬 웃돌고 있다.
그러나 은행자본관리법을 시행하면 리스크 가중치 평가 기준 등의 변화로 대형은행들의 자기자본비율이 최대 2%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추정했다.
그만큼 은행들의 자본확충 부담이 커지는 셈이다.
이에 자본확충 부담을 덜어 은행들의 대출을 장려하는 방법으로 경기부양을 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중국 정부는 유럽 재정위기로 수출 증가세가 둔화하고 지난 4월 신규대출 규모가 전월에 비해 33% 줄어들자 경기부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올해 중국 대형은행들의 신규대출 규모는 7년 만에 처음으로 정부 목표인 7조위안(약 1307조원)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최대 투자은행인 중국국제금융공사는 인민은행이 이달 2008년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천싱위 필립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은행들은 그동안 자본확충 압력을 많이 받았다”면서 “정부가 이 같은 압력을 줄이기 위해 은행자본관리법 시행을 연기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