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경제학, 요건 몰랐지?]"담아도 담아도 허전"…뭔가 더 사야 할 것 같다고요?

입력 2012-05-18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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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카트 속 숨은 경제학

#엠티를 준비하기 위해 장을 보러 온 K씨와 M씨. 각각 100원 주화에 2개의 카트를 밀고 식품 진열대로 향합니다. 라면, 술, 통조림 등 다양한 먹을거리를 담다보니 어느새 두 개의 카트가 꽉 찼습니다. 때마침 카트 위에 꽂아놓은 휴대폰이 울립니다. 모기약을 사오라는 선배의 전화입니다. 꽉 찼지만 카트가 워낙 가볍다보니 2층으로 이동해 물건을 담았습니다. 예전에 비해 카트가 가볍고 정전기도 발생하지 않아 편리한 쇼핑이였습니다.”

▲이마트는 주요고객인 주부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중량을 15% 가량 낮춘 플라스틱 소재의 친환경 카트를 선보이고 있다.
1970년대 말 슈퍼마켓 등장에 따라 미니형 카트(1세대 쇼핑카트)가 처음으로 등장한 이후 카트는 끊임없는 변화를 거쳐 최근 4세대 쇼핑카트인 미래형 카트까지 나왔다. 카트가 진화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것은 ‘카트의 경제학’으로 풀어볼 수 있다. 소비자들은 물건을 적게 사거나 많이 사는 것과 상관없이 마트에만 오면 으레껏 카트를 밀고 쇼핑을 한다. 이 때문에 쇼핑의 편의성을 더하고 구매욕구를 자극해 매출을 올리려는 기업들의 모든 전략이 카트에 집결된다. 박정태 국제경제평론가는 “카트는 30년간 계속해서 커져왔는데 이는 소득수준이 높아져서도 아니고 매장의 통로가 넓어져서도 아니다”라며 “카트의 진화는 오직 더 많은 물건을 팔기 위한 업체들의 상술 전략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카트의 ‘이유있는’ 몸집불리기= 국내 쇼핑카트 개념이 도입된 것은 1970년 말 재래 시장 중심이었던 국내 유통시장에 ‘슈퍼마켓’개념의 유통업체가 등장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슈퍼마켓 등장에 따라 국내 처음 도입된 카트는 미니형 카트로 현재 카트 용량의 50% 수준인 83L 카트였다.

이후 1993년 이마트 창동점을 시작으로 국내 할인점이 탄생하면서 쇼핑카트가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특히 자동차 사용이 본격화되면서 주말에 주중 물건을 대량으로 구매하는 고객이 늘어나고 할인점에서 대용량 상품이 판매되면서 기존 83L보다 56% 가량 늘어 130L로 커졌다.

2000년대 초부터 카트의 용량과 기능이 다양해지면서 3세대 쇼핑카트로 진화했다. 자동차 사용이 더욱 보편화되면서 기존 130L에서 150L, 180L로 카트의 중량이 커졌고 또한 녹을 방지하기 위해 무독성 향균카트, 향균 손잡이 카트 등 소비자들의 청결까지 고려한 카트가 나오기 시작했다.

◇친환경 미래형 카트로 心 잡는다= 현재 대형마트의 카트는 4세대를 향하고 있다. 대형마트 업계 1위 이마트는 2011년 6월 가든파이브점 오픈에 맞춰 인체공학적 설계를 바탕으로 플라스틱 소재를 사용한 ‘친환경 플라스틱 카트’를 선보인 이후 현재 자양, 남양주 등 29개점포에서 친환경 카트를 사용하고 있다.

미래형 카트의 가장 큰 특징은 국내 최초로 카트 소재로 플라스틱을 사용했다는 점. 기존 철제 소재를 플라스틱 소재로 바꾸어 쇼핑카트 중량을 15% 가량 (기존 22kg → 19kg) 낮춤으로써 할인점의 주 고객인 여성들이 무거운 카트를 쉽게 다룰 수 있게 됐고 아동들도 카트에 부딪치거나 해도 다치지 않도록 안전성이 크게 개선됐다. 또 카트의 경우 불특정 다수가 사용하는 점을 고려해 손잡이 부분에 항균방지제를 입혀 청결도를 향상시킨 동시에 카트에 정전기 방지제도 첨가해 정전기 발생을 최소화시켰다. 고객의 쇼핑편의 개선을 위해 손잡이 부분에 휴대폰 거치대, 메모꽂이, 컵홀더, 돋보기 등도 설치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 무선주파수 인식) 시대에 대비해 플라스틱 카트 도입(철제카트의 경우 전파방해에 대한 우려가 있음)했는데, RFID 본격 도입이 되면 쇼핑을 마친 후 계산대에서 별도 스캔 과정 없이 계산결제가 가능해 소비자 결제시간이 단축되는 효과가 예상되는등 카트는 계속적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쇼핑하면서 운동한다, 건강카트 등장= 홈플러스는 최근 대형마트 최초로 고객이 운동량을 체크하면서 쾌적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높인 ‘건강카트’를 선보였다. 건강카트는 고객이 쇼핑하면서 매장 내를 돌아다니면 디지털화면을 통해 그 이동거리를 나타내고 또한 이를 칼로리 소모량으로 환산해 보여준다.

고객에게 쇼핑이 운동이 될 수도 있다는 동기 부여와 함께 재미를 선사해 지루하지 않게 장시간 쇼핑을 할 수 있게 해준다는 차원에서 마련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다이어트 고민이 많은 주부들이 카트를 밀면서 장시간 마트에 붙잡아 놓을 수 있기 때문에 매출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분석했다.

이걸재 영업지원본부장은 “대형마트는 단순히 물건만 파는 장소가 아니라 고객이 매일 찾아와 새로운 서비스를 즐기는 문화공간으로 자리잡았다”며 “고객에게 쇼핑도 운동이 될 수 있다는 동기 부여와 함께 오랜 시간 쾌적하게 쇼핑할 수 있는 쇼핑환경을 제공하고자 ‘건강카트’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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