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즈타임 전문가 칼럼]아이와 함께 하는 생활에는 남과 ‘같음’이 없습니다

입력 2012-04-24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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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 보육정보센터장 정혜원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고 공감해 주는 것이 따스한 감정을 가진 아이로 기르는 것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 보셨을 것입니다. 아이의 감정을 읽어주는 일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닙니다. 어려운 이유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나의 성장과정을 통해 내 감정을 읽어주고 공감해 주는 사람을 많이 만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부모인 여러분이 성장할 때에는 지금보다는 형제가 많은 환경이었고, 감정을 들어내는 것이 멋진 일이라는 자극을 받지 못한 세대였기 때문에 남의 감정을 읽어주는데 익숙하지 못하고, 가끔은 약간 간지러운(?)느낌도 생기게 됩니다.

느낌 뿐만 아니라 정작 제대로 감정을 읽어주고 있는 것인가? 감정을 읽어주는데도 불구하고 아이의 행동은 바뀌지 않는 경우를 마주칠 때 좌절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새로운 양육방법을 사용하고자 하는 부모들이 모두 겪는 어려움이랍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아이의 손을 놓으면 안 됩니다.

아이와 감정을 공감할 수 있을 때까지 열 번이고 스무 번이고 재도전해야 합니다. 뇌 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새로운 것이 습관화되려면 평균 21일이 걸린다고 합니다. 의식하지 않아도 습관이 완전히 몸에 배어 익숙해지는 데는 약 63일-100일이 걸립니다.

평균 두 세 달 정도 노력하면 생각하지 않아도 저절로 자연스럽게 나오게 됩니다. 그러니까 아이의 감정을 읽어주는 일이 생각만큼 잘 안 되었다고 실망하지 말고 계속 시도하여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아이의 감정을 읽어주는데 익숙한 부모가 될 수 있게 됩니다.

한 가지 더 아이의 기질을 알면 감정을 읽어 주는 것이 조금 쉬워집니다. 아이들은 기질, 어른에게는 성격이라는 단어를 사용해서 설명합니다. 토마스와 체스 박사의 연구에서 보면 세계의 아이들의 기질을 크게 순한 기질의 아이(순둥이 형), 까다로운 기질이 아이(체제거부형), 반응이 느린 아이(대기 만성형)의 3가지로 분류하였습니다.

순한 기질의 아이는 잘 먹고, 잘 자고, 잘 웃어 부모를 행복하게 해주고 부모님의 말씀도 고분고분 따릅니다. 전체의 약 40%아이에 해당 한다고 합니다. 부모의 말을 잘 듣는 형이어서 어떤 부모에게서 자라느냐에 따라 많이 다른 성격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폭력가정에서 자라게 되면 폭력에 순응하며 견디느라 우울증에 시달리거나 정신질환에 걸리기도 합니다. 기질이 순한 아이는 어지간한 일에는 큰 불평을 하지 않고 스스로 참는 경우가 많아 더욱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고민거리는 없는지 물어보고 대화의 물고를 트는 일이 중요합니다.

까다로운 기질의 아이는 많이 징징거리고 보챕니다. 말도 잘 안 듣습니다. 일명 청개구리 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총 인구의 약 10%정도라고 하는데, 이런 아이들은 변화무쌍한 세계에서 큰 장점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아이들은 억누르면 억누를수록 더 튕겨져 나가기 때문에 더욱더 감정을 공감해 주고, 스스로 옳고 그른 행동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반응이 느린 아이는 전체 아이들의 15%정도라고 합니다. 부모도 이런 아이를 키울 때 많이 답답해합니다. 아기였을 적에는 상관없지만 크면 클수록 느리고 굼뜬 아이의 행동이 부모 속을 터지게 합니다.

많이 유명한 운동선수들도 어릴 적에는 빨리 배우고 익히지 못했던 사람이 많이 있습니다. 이런 느린 기질의 아이들은 새로운 것에 적응하기는 힘들지만 일단 적응하면 변덕을 부리지 않고 꾸준히 합니다. 느린 기질의 아이에게 급하게 서두르게 되면 아이는 자신의 성격에 긍정적인 생각을 갖지 못하게 됩니다.

제가 강의를 하거나 부모교육을 할 때 많이 인용하는 EBS방송에서 제작한 ‘아기성장 보고서’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거기에 ‘기질’편을 보시면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세상은 아주 넓고 커다랗다. 이 세상의 모든 아이들을 다 받아들여 줄 수 있을 만큼...”

그렇습니다.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태어나는 데는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기질이 느리거나, 순하거나, 까다롭거나 모두 그렇게 태어난 이유가 있으며 이 세상은 그런 기질의 아이를 모두 받아들여 줄 수 있을 만큼 넓고 크다는 것입니다.

아이의 기질대로 천천히 기다려주면서 키우면 무엇인가 되어 있는 내 아이를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순한 아이는 많은 관심을 가져주고, 까다로운 아이는 상황을 설명하고 납득하도록 차분히 대해주고, 느린 아이는 그 아이가 이해 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주는 ‘맞춤 부모’를 만난다면 아이들의 인생이 밝아질 것입니다.

이 세상에서 나를 알아주는 단 한 사람만 있어도 이세상이 참 따스해 집니다. 그 사람이 나의 부모라면 어떨까요? 여러분의 아이들이 맞춤부모와 함께 행복하게 성장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글:정혜원/영등포구 보육정보센터장

-"놀이가 최고의 교육입니다" 키즈타임(www.kiztim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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