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에도 고배당…최대주주 배만 불리나

입력 2012-02-09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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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온전선·동국제강·KCC·한진중 등 실적 악화불구 현금배당 고집 눈살

지난해 기업 실적이 적자로 돌아서거나 전년대비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현금배당을 고집하는 기업들이 있어 눈총을 받고 있다. 최대주주들의 배만 불리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에서다.

적자나 실적 감소 기업이 배당 가능한 유보금을 쌓아두고 현금배당을 한다고 해서 문제가 될 건 없다. 그러나 사상 최대 실적을 낸 기업들조차 유럽 재정위기와 글로벌 경기둔화 등 어려운 현실을 대비해 배당 규모를 줄이는 상황에서 거액의 배당은 투자자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또 굳이 주주우선 정책 일환으로 배당을 추진한다고 하면 소액주주와 최대주주의 시가배당율을 달리 가져가거나 최대주주가 배당을 포기하는 차등배당을 실시하는 방법도 있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가온전선은 작년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66% 줄고 120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해 적자로 돌아섰음에도 보통주 1주당 5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가온전선의 최대주주는 구자홍 LS그룹 회장과 그 친인척들로 37.62%의 지분을 갖고 있다. 단순 계산으로 19억6300만원의 배당금 중 7억3800만원을 챙기게 됐다.

작년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년대비 25%, 92% 감소한 동국제강은 보통주 1주당 75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배당금총액은 454억3400만원 규모로 작년 순이익 109억5200만원보다 네배가 많다. 동국제강은 장세주 그룹 회장과 친인척 등이 최대주주로 27.01%의 지분을 갖고 있다. 장 회장 일가가 받는 돈만 122억원 규모다.

KCC는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년대비 53%, 17% 감소했음에도 보통주 1주당 700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한다. KCC는 정몽진 회장과 친인척이 43.57%의 지분을 갖고 있다. KCC는 또 작년 7월 주당 1000원의 반기배당을 실시한 바 있다.

지난해 최악의 노사 갈등을 겪은 한진중공업홀딩스는 계열사의 실적 부진으로 전년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이 각각 34%, 47%, 58%씩 감소했음에도 주당 25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이 회사의 최대주주는 조남호 회장과 친인척, 계열사 임원들로 49.31%의 지분을 갖고 있다. 최대주주 자격으로 34억원 가량의 배당을 받게 된 셈이다.

이와 달리 지난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모두 적자전환한 포스코강판은 최대주주가 배당을 포기해 배당금을 소액주주에게 돌렸다. 또 다른 적자전환 기업 남해화학은 소액주주 30원, 대주주 10원의 차등배당을 결정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배당을 꾸준하게 실시한다는 점에서는 주주가치 제고라는 긍정적 측면도 있겠지만, 주주가치 제고의 가장 큰 성과는 실적에 기반한 주가 상승”이라며 “실적이 저조함에도 주주가치를 앞세워 배당을 해야한다면 차등배당을 하지 않는 한 오너일가 지분이 많은 회사는 비난섞인 시각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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