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40포인트 넘게 떨어지면서 1780선에서 거래를 마쳤다.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감이 여전한 가운데 미국 경기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확산된데 따른 것이다.
23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43.18포인트(2.36%) 떨어진 1783.10으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지수가 1800선아래에서 장을 마친 것은 지난달 11일 이후 처음이다.
이날 코스피는 밤사이 미국과 유럽증시가 일제히 하락 마감한데 영향을 받으며 내림세로 장을 시작했다.
스페인 재무부가 실시한 3개월 만기 국채 입찰에서 낙찰금리가 한달 전에 비해 두 배 이상 웃돌았고, 벨기에 국채금리도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여기에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당초 예상치보다 낮아진 2.0%에 머무른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유럽 재정위기 확산 가능성을 의식한 투자자들이 펀더멘탈 모멘텀 변화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어 모멘텀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방향을 잃은 유럽문제는 일시적으로 악화될 가능성도 있어 향후 증시 상황을 낙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은 이날 4217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닷새째 순매도세를 이어갔다. 기관 역시 외국인과 동반 매도에 나서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그러나 장 후반 유입된 연기금(808억원 순매수) 덕분에 매도규모는 9억원에 그쳤다.
개인만이 '나홀로' 매수에 나서며 3685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프로그램 매매에서는 차익, 비차익거래로 각각 2490억원, 324억원 매도물량이 나오며 전체적으로 2814억원 매도 우위였다.
전 업종이 약세를 나타냈다. 의약품 업종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타격이 우려되면서 3.18% 급락했다. 기계, 전기.전자, 증권, 철강금속 등도 3% 넘게 밀렸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일제히 하락했다. 하이닉스가 6% 넘게 빠진 가운데 신한지주, KB금융,
포스코, LG화학 등이 2~3% 가량 떨어졌다.
유통, 통신 등 일부 경기방어주들은 상승세를 나타냈다.현대백화점이 3% 넘게 올랐으며 롯데쇼핑, 이마트 등도 상승했다. KT와 롯데칠성도 오름세로 장을 마쳤다.
상한가 11개를 비롯해 193개 종목이 올랐으며 하한가 1개 등 657개 종목이 하락했다. 50개 종목은 보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