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나타내 정부가 긴축 고삐를 늦추지 않을 전망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5일(현지시간) 중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4.9%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5.4% 상승을 밑도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1월 CPI 상승률이 시장 전망보다 낮았던 것은 중국 정부가 올해부터 물가산정 기준을 바꿨기 때문이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높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국가통계국은 지난해 10월 “2011년 1월부터 소비자 물가산정 기준을 변경해 식품의 비중을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식료품 가격은 이전 CPI 산정기준에서 비중이 3분의 1이나 돼 너무 과도한 인플레이션 우려를 불러일으킨다는 비판을 받았다.
1월 CPI 상승률은 시장 예상을 훨씬 밑돌았지만 정부 목표인 4%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전 기준을 적용했을 경우 1월 CPI 상승률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11월의 5.1%를 웃돌았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겨울 가뭄에 따른 식료품비 상승 추세도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고 있다.
중국의 밀 곡창지대인 북부지방은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가뭄으로 밀 경작지의 42%가 피해를 입고 있다.
중국 정부는 가뭄이 올 봄까지 지속될 것을 우려해 총 129억위안(약 2조2000억원)의 긴급예산을 투입했다.
도이체 방크의 마쥔 이코노미스트는 “CPI 상승세의 둔화는 단지 기준이 변경된 것을 반영할 뿐”이라며 “중국의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미즈호증권의 션젠강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 압력의 고조와 경기회복세의 견실한 지속으로 당국의 추가 긴축책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또 “중국은 올 상반기에 적어도 2번의 기준금리 인상을 추가 단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건스탠리와 JP모건체이스 등은 상반기 중국이 기준정책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은 벌써 기준금리와 은행 지급준비율(이하 지준율)을 한차례 인상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는 최근 보고서에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인민은행이 취할 수 있는 가장 빠른 조치는 지준율 인상”이라며 “올해 지준율이 현재 19.5%에서 23%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증권보는 지난 14일 인민은행이 이번 달에 추가 지준율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인민은행은 통화정책 개혁과 시중의 과도한 유동성을 흡수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올해 처음으로 일부 은행들의 지준율을 차등 적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