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기업 울리는 "혼다 몰라요".. 신흥국 전략 비상

입력 2010-07-08 16:07 수정 2010-07-08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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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ㆍ기업, 대신흥국전략 보고서 공동 작성

“일본 제품은 이름도 몰라요. 혼다는 들은 적이 있지만 인도 길을 달리기에는 차가 너무 크네요. 사실 혼다가 일본차인 줄도 몰랐어요”

인도 뭄바이 출신 만가라 바이(45세) 씨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신흥시장 저소득층을 통해 본 일본 기업들의 현주소다.

WSJ은 도요타, 캐논 등 일본 기업들이 신흥시장의 저소득층을 새로운 고객으로 주목하고 있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본과 미국 유럽 등 기존 주요시장의 침체를 만회하기 위한 새로운 고성장 시장을 발굴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 2월 보고서에서 새로운 시장에 대해 “일본 경제와 산업에 새로운 프런티어를 의미한다”며 “신흥시장은 40억명 인구에 작년 기준 시장규모는 5조달러(약 6046조원)에 달한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이 프런티어 정복을 위한 기술 혁신이 일본 경제 전체를 활성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81페이지로 된 이 보고서는 경제산업성과 주요 수출기업들이 공동으로 만들었으며 현재 일본 대기업 중역회의실에서 읽혀지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다소 늦었다는 평가가 있지만 이 같은 보고서를 낼 만큼 위기감을 느낀 것. 일본은 스스로 신흥시장에서 한국과 중국에 비해서도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하고 있다.

보고서는 그 동안 주 타깃이었던 부유국과 부유층이 아닌 연소득 3000달러 미만의 신흥국 소득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실제로 도요타 혼다 등 일본 자동차 대기업들은 기존의 전략을 선회해 급성장을 보이는 신흥시장을 대상으로 한 소형의 저가 모델을 만들고 있다.

도요타의 노리타케 요시노리 수석 엔지니어는 “신흥국 시장의 운전자의 요구에 맞는 차를 만드는 방법을 알아내기 위해 최근 3년에 30회 이상 인도와 일본을 왕복했다”며 “그 결과가 올해 초 인도 오토 엑스포에서 발표된 ‘에티오스(Etios)”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도의 농촌 지역과 빈민촌을 돌며 차 디자인의 아이디어를 얻었다며 특히 인도에는 넓은 주차 공간은 없지만 온 가족이 차를 타고 싶어한다는 욕구가 강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일본의 수출에서 신흥시장 비율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3년간 일본의 수출에서 대미 비중은 20%에서 16%로 낮아진 반면 중국 브라질 인도를 포함한 신흥시장에 대한 수출 비율은 25%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신흥시장 진출에는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유니레버의 경우 인도의 농촌 지역에 몇 년전부터 진출했고 제너럴일렉트릭(GE)은 신흥시장의 상황과 예산에 맞는 의료기기를 개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과 중국도 신흥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인도에서는 삼성과 LG전자가 TV 냉장고 에어컨 시장 점유율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히타치, 소니 등 일본 브랜드의 점유율은 5%에도 못 미치고 있다.

그러나 일본 기업들도 서서히 현지 공략법을 터득해 나아가고 있다.

WSJ에 따르면 캐논의 경우 인도에서 대당 50달러짜리 가정용 사진 프린터가 잘 팔리는 이유를 몰라 조사에 나섰다.

조사 결과 프린터 대부분은 인도의 농촌지역에서 잘 팔렸는데 이는 휴대전화기로 찍은 사진을 인쇄하는데 50센트를 지불하기도 아까워하는 농부들에게 마을 기업가가 프린터로 사업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캐논은 현재 트럭을 자사 제품을 홍보하는 ‘이동쇼룸’으로 만들어 현지 저소득층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급기야 작은 마을의 사진관에 결혼식 사진 촬영소까지 제공하고 있다.

덕분에 최근 3년간 캐논의 인도 매출과 인원은 2배로 늘었고 오는 2015년까지 매출이 1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WSJ은 이 같은 기업들의 새로운 노력은 일본 기업들로 하여금 자사의 고객이 누구인지를 재고하게 해 이른바 소득 피라미드의 최하위층을 조준한 새로운 제품을 만들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WSJ은 인도 같은 신흥국 소비자들에게 노키아 삼성은 친숙하지만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일본 제품의 품질에 대해선 알려지지 않은 것이 많아 앞으로 일본 기업들이 나아갈 길은 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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