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환자에게 불똥 튄 리베이트 쌍벌죄

입력 2010-07-09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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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제약사들이 최근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녹십자를 제외하고 한 자리 수 성장에 그치고 LG생명과학과 한미약품의 경우에는 특히 상황이 좋지 않아 매출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증권가와 업계에서 분석하는 주요 제약사들의 약세는 리베이트 쌍벌죄 도입 여파로 의사들이 국내 상위제약사 약 처방을 변경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실제로 지역의사회를 중심으로 리베이트 쌍벌죄 도입에 적극적이란 이유로 상위 제약사들에 대해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

특히 A제약사의 경우 의사들에게 괴씸죄가 적용돼 더 큰 피해를 입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 제약사는 2000년대 초반만 해도 5위권에도 들지 못하는 제약사였지만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 2006년에는 1, 2위를 다투는 1위권 제약사로 성장했다.

공격적인 영업의 핵심은 당시에는 별로 문제가 안됐던 리베이트를 통해서였다. 이 회사는 다른 제약사의 2배에 달하는 리베이트를 의사들에게 제공해 의약품 처방을 늘려왔으며 이것이 매출 증가로 연결돼 왔던 것이다.

의사들 입장에서는 힘껏 키워줬더니 이제와서 리베이트 쌍벌죄 입법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자신들을 옥죄려하니 괴씸할 만도 하다.

그러나 환자 입장에서는 의사가 좋은 약이라고 처방해주던 약이 일순간 다른 회사 약으로 바뀌면 당황스럽기도 하려니와 환자에게 가장 효과적이라며 처방했던 약이 단지 괘씸하다는 이유로 바뀐다면 그 의사를 믿고 의지할 수 있을지도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또 이 제약사의 성장을 다르게 보면 의사들이 리베이트를 받고 기존 약을 바꿔 A사의 제품을 환자들에게 먹였단 얘기가 되는데 환자에게 가장 효과적인 약이 아니라 리베이트를 받은 약을 먹었던 환자들은 황당함을 넘어 분노할 만한 일이다.

늦었지만 주요 제약사들은 올해부터 정도경영을 선언하고 리베이트 없는 한 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제약업계 리베이트는 여전히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단지 매출 성장을 위한 리베이트 제공은 사라지는 분위기다.

의사들도 이제 리베이트 없는 의료환경에 적응해야 한다. 리베이트를 받아썼던 약들 대신 진정 환자에게 가장 효과적인 약이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빠른 치료를 할 수 있을지 의약품 처방을 고민해야 한다.

리베이트를 없애는 데는 정부의 강력한 규제도 필요하지만 당사자격인 제약사와 의료계의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 당분간은 매출이 하락하고 수입이 줄겠지만 국민들의 신뢰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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