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신의 에어살롱] 항공산업 발전과 외교력

입력 2010-04-15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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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항공업계가 2009년 어둡고도 길었던 터널을 완전히 벗어났다. 올 1분기 실적이 사상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확실시되는 가운데 연말 실적결산에서도 이런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미 실적발표를 한 대한항공은 올 1분기 매출 2조5990억원, 영업이익 2202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이달 말께 실적발표 예정인 아시아나항공은 전 분기를 포함해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저가 항공사중에는 진에어가 작년 12월 첫 국제선인 인천~방콕노선 취항 이후 전체 기준 흑자로 돌아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국내 항공업계가 좋은 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해소되면서 여행·화물 수요가 큰 폭으로 늘어났기 때문이지만 단순히 이렇게만 치부할 일은 아니다.

지난 14일 조원태 대한항공 여객사업본부장(전무)이 밝힌 바에 따르면 항공사 나름의 전략이 숨어 있었다. 조 전무는 "작년 4분기 이후 저가 항공권 판매의 유혹을 뿌리치고 판매 시기를 늦추면서 제값을 받았기 때문에 실적이 좋았다"고 했다.

또 올 1분기에는 다른 때와 달리 신규 취항지를 늘리기 보다 기존 노선의 공급석 확대를 통한 수익 극대화 전략을 선택했다. 항공업계에서는 신규 노선 하나를 늘리면 이에 따른 추가 인력이 최소 50명 정도가 더 필요하다는 게 정설이다.

이런 숨은 노력들이 경제회복과 맞물려 국내 항공사들이 다른 외국 선진 항공사들에 비해 빠르게 회복할 수 있는 원인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이대로만 간다면 항공사들은 올해 말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항공시장이 마냥 장밋빛인 것은 아니다. 최근 천안함 침몰사태가 북한에 의한 소행으로 밝혀질 경우 문제가 어디로 튈지 예측할 수 없다. 또 지난해 신종플루와 같은 돌발 변수가 생기지 말라는 법도 없다.

더 큰 우려는 현재의 국내 항공운송사업 시장이 한계점에 이르고 있다는 점이다. 항공기재의 부족으로 장거리 시장의 확대가 어려운 시점에서 국내 항공사들이 가장 중요시하는 곳은 중국, 일본등 단거리노선이다.

태평양 노선 점유율 1위인 대한항공 조차도 아무리 장거리에서 강점을 갖는다 하더라도 가장 높은 이익률을 안겨주는 곳은 단거리일 수밖에 없다.

일본과는 지난 2007년 완전 항공자유화에 합의해 우리 항공사들이 수익성만 담보된다면 어느 지역이든 비행기를 띄울 수 있다. 우리 항공사들은 대형항공사, 저가항공사 할 것없이 최근 일본 취한 노선수를 늘리고 있다.

하지만 중국과는 여전히 항공자유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더욱이 계획대로 라면 중국과는 올해 중으로 항공자유화가 이뤄져야 했다.

한국과 중국은 지난 2006년 항공회담에서 2010년 양국간 항공자유화를 전면 실시키로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중국정부의 태도 돌변으로 올해도 1분기가 지났지만 합의가 이행되지 않고 있다.

국토부는 이달 1~2일 중국당국과 서울에서 항공회담을 개최했지만 중국측의 강력한 거부로 합의를 이끌어내는데 실패했다.

중국정부가 항공자유화에 반대하는 이유는 아직까지 자국 항공사들의 경쟁력이 떨어져 우리 항공사에게 시장을 빼앗길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자국기업을 보호하려는 것을 뭐라할 수는 없지만 이미 양국간 외교문서로 교환한 합의사항을 일방적으로 지키지 않는 것은 국제관례에 어긋난다.

따라서 우리 항공당국은 중국정부에 보다 강력하게 협정사항을 이행하라고 밀어 붙일 필요가 있다. 성장은 항공사의 몫이지만 항공사가 국제무대에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는 정부의 외교력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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