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루미늄 적용 양극재ㆍ세라믹 코팅 분리막으로 안전성 높여
2032년 6조 원 글로벌 로봇 시장 공략 본격화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의 자율주행로봇 기반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 베어로보틱스에 원통형 배터리를 단독 공급한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위기 극복을 위해 에너지저장장치(ESS), 우주선 등 비(非) 전기차 시장으로 공급처를 확대하는 모습이다.
18일 LG에너지솔루션은 베어로보틱스와 ‘배터리 셀 공급 계약 및 기술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내년부터 ‘서비 플러스’, ‘물류용 자율주행로봇(AMR) 카티’ 등 베어로보틱스가 생산하는 서비스 및 산업용 로봇에 2170(지름 21㎜·길이 70㎜) 원통형 배터리를 단독 공급하고, 구체적인 기술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베어로보틱스는 구글 엔지니어 출신 하정우 대표가 2017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한 인공지능(AI) 및 자율주행로봇 기반의 모빌리티 플랫폼 스타트업이다. 세계 최초 서빙 로봇을 개발해 판매를 시작했고, 100% 자율주행 및 로봇 관제 시스템을 통한 솔루션을 바탕으로 한국·일본·북미 등 전 세계 20개국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자사의 원통형 배터리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고품질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NCMA) 양극재를 사용하고, 고유 특허 기술인 세라믹이 코팅된 안전성 강화 분리막(SRS)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서비스 로봇의 경우 고도의 안전성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로봇 산업은 AI와 자율주행 기술 등의 발전과 함께 주요 산업에서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양사는 배터리 공급 계약과 기술 협력을 계기로 글로벌 로봇 시장에서 공고한 파트너십을 구축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데이타인텔로에 따르면 글로벌 로봇 배터리 시장은 지난해 기준 약 15억 달러(2조 원)에서 연평균 12.7% 성장해 2032년 약 43억 달러(6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로봇을 포함해 전기차가 아닌 새로운 적용처를 발굴,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전기차 캐즘 위기를 뛰어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달 초 기업 비전 선포식에서 “로봇과 선박, 도심항공교통(UAM) 등 미래 성장 잠재력이 높은 비전기차 산업 영역으로 제품 및 고객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 버테크는 재생에너지 기업 테라젠과 출범 이후 최대 규모인 8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기반 ESS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의 우주선에 보조 동력 배터리와 ESS를 납품할 예정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