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그룹의 노동조합 협의회가 13일 김기유 전 경영협의회 의장의 구속과 엄벌을 촉구했다. 김 전 의장은 150억 원대 부당대출을 지시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태광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태광산업, 흥국생명, 흥국화재 노동조합은 이날 서울 종로구 흥국생명빌딩 앞에서 성명서를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노조는 김 전 의장이 태광그룹 경영을 총괄하는 동안 직장 내 갑질과 독단적인 인사 운영, 부정행위로 조직문화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박영대 태광산업 석유화학 노동조합 위원장은 “그의 비인격적 막말과 욕설은 회사 내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며 “그의 폭압과 갑질에 시달리다 회사를 떠난 임직원이 헤아릴 수 없다”고 밝혔다.
강호성 태광산업 금속일반 노동조합 위원장은 태광산업ㆍ대한화섬 소유의 울산 스판덱스 2공장 철거 공사를 거론하며 김 전 의장의 구체적인 경영 비리를 지적했다.
강 위원장은 “지인 업체에 공사를 몰아주면서 공사비는 수십억 원 부풀렸지만 고철은 반값도 안 되는 헐값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며 “특히 다른 철거공사에서 나오는 고철도 싸게 달라는 지인의 요청을 받고 30억 원이나 낮은 가격을 책정했다”고 했다.
‘150억 사기 대출’의 피해 저축은행 직원들도 별도 성명서를 통해 김 전 의장의 불법 행위를 성토했다.
예가람저축은행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들은 “김 전 의장은 100억 원대의 사기 대출을 지시해 회사와 직원들에게 심각한 손해를 입혔다”며 “이는 회사의 수익성과 건전성에 심각한 타격을 주어 경영지표 전반의 악화를 초래했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김 전 의장이 경영자가 아닌 ‘전문 사기꾼’이라며 그의 엄중한 처벌이 태광그룹 재도약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광그룹은 지난해 11월 내부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김 전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태광그룹은 김 전 의장이 지인인 부동산 개발시행사 대표의 청탁을 받고 당시 그룹 계열사인 고려ㆍ예가람저축은행 대표에게 150억 원 상당의 대출을 실행하도록 지시한 사실을 적발했다. 김 전 의장은 여성 프로골퍼 성추행, 골프장 공사비 부풀리기, 법인카드로 개인지출 대납 등의 혐의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