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둔 지역 질서유지와 분쟁 대상 감시ㆍ관찰
한국 2007년부터 레바논에 동명 부대 파견해
눈에 잘 보도록 파란색 모자와 하얀색 장갑차
국제사회의 비난 속에서도 이스라엘이 레바논 주둔 유엔평화유지군(UNIFIL) 기지를 공격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UNIFIL은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 마르와힌 지역의 평화유지군 주둔기지 견시탑과 주변 울타리를 중장비로 무너뜨렸다”라고 밝혔다.
레바논 주둔 UNIFIL을 겨냥한 이스라엘의 공격은 이번까지 총 6번째. UNIFIL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우리는 이 지역이 안정과 평화를 되찾도록 기지를 지키며 임무를 완성할 것”이라며 “끝까지 기지를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유엔평화유지군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에 따라 결성된 다국적 부대다. 1948년 이스라엘 건국을 둘러싸고 일어난 제1차 중동전쟁 때 파견된 유엔휴전감시단이 최초다.
정식 명칭은 UNPKF(United Nations Peace Keeping Force). 현재 전 세계 11곳에 평화유지군이 활동 중이다.
이들은 주둔지의 선거를 지원하는 한편, 법치주의를 강화하고 경제ㆍ사회적 발전에 다양한 형태로 돕는다. 분쟁 대상을 감시하고 관찰하는 한편, 분쟁 당사자들이 평화 협정을 순조롭게 이행할 수 있도록 절충점을 유지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가장 큰 임무는 치안 강화. 전쟁에 참여하는 유엔군과 달리 평화유지군은 치안에 방점을 둔다.
존재 자체를 앞세워 치안을 강화하는 만큼, 여느 정규군과 궤를 달리한다. 예컨대 정규군이 은폐와 엄폐를 목적으로 위장한다면, 평화유지군은 오히려 존재감을 더 드러내기 위해 다양한 전술을 쓴다.
평화유지군이 밝은 하늘색 베레모와 전투모를 착용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멀리서도 단박에 유엔평화유지군임을 알아챌 수 있도록 한 조처다. 장갑차와 탱크, 군용차, 항공기 등을 모조리 하얀색으로 색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평화 유지를 주 임무로 다양한 활동을 펼쳐온 유엔평화유지군은 공로를 인정받아 1988년 노벨평화상을 받기도 했다.
1991년 유엔에 가입한 우리나라도 2007년부터 레바논에 평화유지군을 파견, 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전쟁 당시 군사원조를 받던, 당시 기준 세계 최빈국이었던 한국이 국제사회에 본격적인 도움을 주기 시작한 때다. 이후 세계 10위 경제 강국으로 성장한 우리는 위상에 걸맞게 도움이 필요한 나라들을 지원하는 국제사회 일원이 됐다.
파견 부대는 대한민국 레바논 평화유지단, 부대 명칭은 동명부대다. 부대 이름 동명(東明)은 ‘동쪽에서 떠오른 밝은 빛’을 상징한다.
우리를 대표하는 파견군(軍)인 만큼, 대한민국 육군 최정예 특수전사령부 소속 정예부대로 구성했다. 특전사를 중심으로 공병과 통신 중대 등 지원 조직을 꾸렸다. 육군 대령급을 총지휘관으로 둔다.
동명부대는 대한민국의 유엔 평화유지군 파병 역사상 최장기 파병기록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