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국민의힘 대표가 6일 오후 한동훈 대표가 소집한 당내 중진의원 모임에 참석하지 않는다. 그는 이날 오전 한 대표가 주재하는 국방·외교 현안 관련 긴급 점검회의에도 불참했다. “다른 일정이 있다”고 밝혔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기자회견 일정 조율을 놓고 ‘당대표 패싱’ 논란이 일었던 터라 ‘윤한갈등’이 집권여당 ‘투톱 갈등’에 당내 계파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한 대표가 소집한 중진의원 간담회에 참석하냐’는 질문을 받고 “시간이 되면 갈텐데 다른 일정이 있다”며 “벌써 간담회를 많이 했기 때문에 중복해서 하는 건 큰 의미가 없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한 대표 한 대표가 주재하는 국방·외교 현안 관련 긴급 점검회의 불참과 관련해서도 “보고해야 하는 다른 일이 있다”며 “한 대표가 중앙당에서 하는 것이고 기회 있을 때 나도 같이 한다. 자꾸 다른 해석을 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 이어 “나는 내 일정 있고 대표님은 대표님 필요에 의해서 하시는 회의니까 두 사람이 계속 (일정을) 같이하면 각자 일을 못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추 원내대표는 4일 윤 대통령을 직접 만나 대국민 담화 일정을 앞당길 필요가 있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전날(5일) 밝혔다. 이는 한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국정 쇄신 등을 요구한 뒤 3선 중진의원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한 뒤 이뤄진 회동이었다.
다만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 추 원내대표의 회동과 대통령 담화 일정을 앞당긴 사실을 “몰랐다”고 말하면서 ‘당대표 패싱’ 논란이 일었다. 추 원내대표는 ‘한 대표와의 불편한 기류가 있다는 말이 나온다’는 기자들의 물음에 “불편할 이유는 하나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한 대표에게) 상의드릴 게 있으면 언제든지 말씀드리고 상의드리고 할 것”이라며 “지금은 서로 힘을 모아서 여러 현안들을 해결해 나가야 할 그런 상황이다. 전혀 걱정하지 말라”고 못 박았다.
친한(친한동훈)계에서는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장동혁 최고위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추 원내대표가 윤 대통령에 ‘빠른 입장 표명’을 건의해 담화 일정이 앞당겨졌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데 대해 “담화를 어떤 경위로 하게 됐는지 그 과정을 밝히는 모습이나 그것을 국민에게 전달하는 것도 정치이자 메시지”라고 했다. 관련해, 한 대표 패싱 논란이 인 데 대해 “(한 대표가) 기분 좋은 상황은 아닐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