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1위 유한양행이 신약을 무기로 본격적인 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 올해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면서 연매출 2조 원 돌파가 확실시된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올해 3분기 별도기준 매출액 5852억 원, 영업이익 545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보다 각각 24.8%, 690.6% 증가한 규모로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분기 기준 최대치다.
연결기준 실적은 매출 5988억 원, 영업이익 476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1조5717억 원으로 사상 처음 1조5000억 원을 넘었다. 2014년 국내 제약사 중 처음으로 연매출 1조 원을 돌파한 유한양행은 이후 10년 만에 연매출 2조 원 고지를 점령할 것으로 보인다.
국산 항암제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을 뚫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는 호실적의 일등공신이다. 미국 시장에서 상업화에 성공하면서 파트너사 얀센으로부터 대규모 기술료(마일스톤)가 유입됐다. 유한양행에 따르면 3분기 라이선스 수익은 982억 원으로 집계됐다.
렉라자는 올해 8월 존슨앤드존슨(J&J)의 이중항체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와 병용요법으로 FDA 품목허가를 받았다. 유한양행은 단계별 기술료 외에도 출시 이후 판매에 따른 로열티를 수령할 수 있다. FDA에 이어 유럽의약품청(EMA)에서도 연내 품목허가 가능성이 높아 추가 기술료 유입이 기대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올해부터 1차치료제로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돼 2021년 출시 이후 3년 만에 연매출 1000억 원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외에서 선전하면서 렉라자는 국산 신약 중 처음으로 연매출 1조 원을 넘는 글로벌 블록버스터 등극을 노리고 있다.
3분기 본업인 약품사업부는 의정갈등이 지속되면서 전문의약품(ETC)의 성장이 제한돼 전년동기 대비 0.5% 증가한 3478억 원에 그쳤다. 다만 일반의약품(OTC)은 12.7% 늘어난 529억 원으로 순항했다. 특히 여성용 유산균 ‘엘레나’가 활발한 온·오프라인 마케팅 활동에 힘입어 30.0% 성장한 229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생활건강사업부와 해외사업부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생활건강사업 매출은 지난해 3분기보다 13.3% 증가한 674억 원, 해외사업은 19.6% 늘어난 701억 원을 기록했다.
유한양행은 ‘넥스트 렉라자’를 위한 후속 파이프라인 연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길리어드사이언스에 2019년 기술수출한 대사이상관련 지방간염 치료제(MASH)의 권리가 최근 반환됐지만, 알레르기 치료제(YH35324)와 면역항암제(YH32367) 등의 연구가 활발하다. 올해 3월에는 사이러스테라퓨틱스와 카나프테라퓨틱스가 개발한 소스원 단백질(SOS1) 저해 기전 항암제 후보물질 ‘YH44529’를 도입, 항암제 파이프라인을 강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