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 핵심 인물로 지목된 명태균 씨 논란과 관련해 2021년 치러졌던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자 당시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서 맞붙었던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부정선거론자의 말”이라고 반박했다.
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명태균, 그의 말대로 2021년 오세훈 후보와의 서울시장 경선, 2021년 이준석 후보와의 전당대회는 의외의 현상의 연속이었다”고 당시 상황에 대한 심경을 밝혔다.
명 씨는 최근 SBS 인터뷰에서 올해 7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나경원·원희룡 당시 후보를 만났다고 주장했다. 명 씨는 이 자리에서 나 의원이 자신을 ‘나를 두 번 죽이신 분’이라고 불렀다고 했다. 여기서 ‘두 번’은 오세훈 당시 후보와 맞붙었던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같은 해 이준석 당시 후보와 경쟁했던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를 말한다. 오세훈·이준석 당시 후보 당선에 자신이 크게 기여했다는 게 명 씨의 주장이다.
나 의원은 “오세훈 후보와의 2차 경선은 느닷없는 여론조사 100%로 진행됐다. 그런데 그 여론조사는 역선택 방지조항을 삽입하기는커녕 민주당 지지자들의 응답 유도를 위해 국민의힘 여론조사라는 걸 모두 조항에 언급하지 않은 여론조사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서울시장 레이스 초반 여론조사 압도적 1위, 1차 경선 압도적 1위였던 내가 결국 압도적으로 패했다”고 했다.
2021년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대해선 “더욱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며 “전당대회 초반에 역시 여유 있는 1위였는데, 명과 관련된 여론조사기관이 7번이나 전당대회 여론조사를 했다. 참 기이한 일”이라고 했다.
나 의원은 “그렇게 많은 여론조사가 전대 기간에 있었던 건 유일무이했다. 특히 이준석 후보가 나를 이기는 첫 번째 여론조사, 그것도 무려 5%나 이기는 조사 결과를 해당 여론조사기관이 내보냈다”고 했다. 이어 “그 이후 몇 번의 조사와 기사는 눈덩이처럼 이준석 후보의 지지율을 굴려 갔다. 그 당시 여론조사 중 2021년 5월 22일 자 여론조사는 응답률 3.3%인데, 단 1시간 50분 만에 표집됐다고 하니 의아하지 않은가”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난 참 이상하다고 생각만 했고, 후에 명이 개입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뿐”이라고 했다. 명 씨의 여론조사 조작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나 의원은 “명 씨 주장대로라면 나는 명 씨 때문에 번번이 피해를 입은 것이다. 이번 전당대회를 앞두고도 또 무슨 일이 벌어지는 것 아닌가 상황점검을 해야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의아했던 두 번의 경선 과정이 끝나고 패자로서 깔끔하게 승복했다. 아무런 이의제기도 하지 않았다”면서도 “그러나 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는지 나도 궁금하다. 진실이 명명백백 밝혀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나 의원이 이 같은 의혹을 제기하자 이 의원은 즉각 “부정선거론자가 되는 초기증세”라며 반박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전당대회 지고 3년 동안 얼마나 이런 소리를 하고 싶으셨나”라며 “부정선거를 주장하고 싶은데 구체적으로 뭐가 문제인지 지적할 수가 없으니 피상적인 내용만 열거하시면서 변죽을 울리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그때 조사 결과만 봐도 제가 1등 하는 조사가 수두룩했고 전당대회 기간 40회 넘는 조사가 이뤄졌는데 추세에서 벗어난 ‘조작된’ 조사 하나만 찍어서 대보라. 없잖아요”라면서 “부정선거론자의 말로는 익숙하다. 멀리 안 나간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