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역대급 한파가 예고되면서 패션업계가 롱패딩, 코트 등 겨울옷 수요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패션업체들은 두께감이 있는 아우터와 함께 가죽, 캐시미어, 골지 등 따뜻한 소재를 사용한 신제품으로 소비자를 공략할 준비를 마쳤다.
13일 패션업계와 증권가 등에 따르면 한파가 시작되는 4분기에는 패션 업체들의 실적이 소폭 회복할 것으로 예상한다. 9월 중순까지 늦더위가 이어지면서 가을 신제품 효과를 제대로 보지 못했지만, 올겨울에는 한파가 찾아올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단가가 높은 롱패딩, 코트 등 판매량이 늘어날 것으로 관측돼서다.
최근 일교차가 커지면서 패션 업체들의 관련 매출은 반등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기온이 내려간 지난달 21일부터 24일까지 여성복 매출이 전주보다 2배 안팎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니트 전문 브랜드 '일라일' 매출이 101% 늘었고 캐시미어 소재가 주력인 '델라라나'도 81% 증가했다. 가장 높은 매출 증가율을 기록한 품목은 니트와 코트, 가죽 제품이다.
무신사도 본격적으로 가을 날씨가 시작된 지난달 21~22일 점퍼와 재킷 거래액이 직전 주말 대비 약 80% 증가했다. 이 기간 긴소매 상의 맨투맨과 스웨트셔츠, 후드 티셔츠 카테고리 판매량도 각각 2배가량 신장했다.
통상 가을·겨울은 봄·여름철보다 옷 단가가 높아 수익성이 늘어나는 시기다. 하지만 최근 2~3년간 평년보다 '따뜻한 겨울'과 추위가 오더라도 짧은 기간만 이어져 패션업체들은 겨울철 '한파 특수'를 누리지 못했다. 하지만 올겨울 온도가 영하 18도까지 떨어지는 등 한파가 불어닥칠 것으로 예상하자 패션업계는 모처럼 겨울 성수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한파를 대비해 방한복을 준비하는 손길도 분주하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 아웃도어 브랜드 '코오롱스포츠'는 가을·겨울 시즌을 앞두고 세계적인 디자이너 웨일즈보너와 협업해 차별화한 디자인의 고어텍스 윈드스토퍼 재킷, 플리스 패딩 재킷, 스웨터, 카고 팬츠 등을 선보였다. 코오롱FnC가 전개하는 남성복 브랜드 '캠브리지멤버스', '아모프레' 등은 팝업스토어를 열고 홍보전에 나선 한편, 트위드 재킷, 블루종, 니트 등 다양한 아이템을 선보이며 소비자를 공략 중이다.
LF의 '리복', '티톤브로스' 등 스포츠·아웃도어 브랜드는 두께감이 있는 '헤비 아우터'를 출시해 겨울 수요 잡기에 나선다. 프렌치 시크 브랜드 '이자벨마랑', 미국 컨템포러리 브랜드 '빈스' 등은 스웨이드(Suede)와 퍼(Fur) 소재를 주로 사용해 따뜻함을 강조했다. LF 이자벨마랑 관계자는 "이번 겨울 보헤미안 시크 스타일을 이어가는 케이프 타입의 코트, 내추럴하고 멋스러운 쉐입의 무스탕 등이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패션부문(삼성패션)이 전개하는 '빈폴'은 가죽 아우터와 캐시미어 니트, 오버사이즈 트렌치코트 등을 준비해 가을·겨울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삼성패션의 디자이너 브랜드 '구호'는 대표 아우터인 100% 캐시미어 아이콘 코트를 비롯해 더블브레스트 코트, 싱글 코트 등을 준비했다. 코트의 경우 쇼트, 하프, 롱 등 다양한 길이로 선보인다. 삼성패션의 SPA 브랜드 '에잇세컨즈'는 가죽 재킷과 골지 소재 니트 등으로 자유로운 시크함을 강조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9월부터 빈폴, 에잇세컨즈, 갤럭시 등 주력 브랜드의 캠페인을 진행 중이며 주요 상품을 중심으로 온·오프라인 소통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