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로 알을 낳지 않는 닭(비산란계, 산란율 0%)과 알을 덜 낳는 닭(괴산계)을 식별할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알을 낳지 않는 닭을 솎아 내면 연간 389억 원의 사료비가 절감될 것으로 기대된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은 달걀 모음기(집란벨트) 위에서 이동하는 달걀을 자동 인식하고, 닭 격리를 위해 사용되는 구조물인 케이지별로 수집한 달걀 수를 분석해 비산란계와 과산계를 구분하는 AI 기술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해당 기술 연구는 스마트팜연구개발사업단의 ‘스마트팜다부처패키지혁신기술개발사업’ 지원을 받아 국립축산과학원, 전북대, LGU+, 엠코피아가 공동 진행했다.
일반적으로 계군의 3% 내외는 알을 낳지 못하거나 덜 낳는 닭(이상 개체)이다. 이러한 이상 개체 때문에 전체 산란계 사육 수를 기준으로 연간 389억 원(추정치)의 사료비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10만 수 사육 농가 기준으로는 연간 7000만 원 손실이다.
전문가가 닭 치골 부위 등을 일일이 확인해 이상 개체를 솎아내기도 하지만, 이 방법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문제로 농가에서 활용하기엔 어려움이 크다.
국립축산과학원 등 공동연구팀은 이상 개체가 있는 케이지의 식별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계사 환경에서도 달걀을 인식할 수 있도록 AI 모델을 학습시켰다.
임기순 국립축산과학원장은 "학습 시킨 결과 달걀 모음기의 색상, 재질, 구동 속도, 달걀의 색과 방향, 계사의 밝기 등에 영향을 받지 않게끔 기술을 구현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상 개체가 있는 케이지와 케이지별 평균 산란 수 등을 컴퓨터나 태블릿 등으로 쉽게 볼 수 있는 웹 기반의 정보 수집(모니터링) 시스템도 개발했는데 실제 농장에서 평가해 보니 케이지 선별 정확도는 95%에 달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해당 기술은 농가별로 각기 다른 케이지와 달걀 모음기 구조를 고려해 카메라를 포함한 설비를 손쉽게 탈부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계사를 청소할 때 장비 손상을 방지하고, 이동‧설치가 쉬운 장점이 있다는 게 국립축산과학원의 설명이다.
농가가 해당 기술이 집적된 설비를 직접 구매, 설치할 수도 있지만 설치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업체를 통한 장비 임대도 많을 것으로 보인다.
농진청은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활용한 시스템이 구독 서비스 형식의 사업모델로도 적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임 원장은 “기술 개발에 참여한 공동 연구기업을 통해 사업화를 추진하고, 기술 이용을 원하는 기업에도 인공지능 모델 및 관련 특허 등을 이전해 농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연구개발 과정에서 확보한 인공지능 학습 관련 정보도 공개해 스마트팜 기술 확산에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