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소송등의제기·신청(경영권분쟁소송)’ 공시 건수는 총 213건이다. 통상 경영권 분쟁은 주가 상승을 동반한다고 여겨진다. 일례로, 작년 3월 경영권 분쟁을 겪은 SM엔터테인먼트는 이슈가 지속하는 동안 주가가 약 2배 가까이 올랐다.
최근에는 영풍이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수혜를 보고 있다. 고려아연-영풍·MBK파트너스 간 경영권 분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영풍과 MBK는 지분 확보를 목표로 고려아연을 1주당 66만 원에 공개매수한다고 13일 천명했다. 공개매수 선언 후 20일까지 영풍은 91.92% 상승했다. 고려아연은 같은 기간 32.19% 올라 73만5000원을 기록하며 공개매수 가격을 넘었다.
영풍정밀도 공개매수 이후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MBK가 고려아연 측 우호 지분 1.85%를 가지고 있는 영풍정밀에 대해서도 공개매수를 시행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공개매수 가격은 2만 원으로, 공개매수 직전 거래일 종가인 9370원보다 약 두 배 높은 수준이었다. 영풍정밀의 20일 종가는 공개매수 가격보다 높은 2만550원이다.
에프앤가이드도 경영권 분쟁이 격화한 상태다. 김군호 전 대표는 신규 이사 선임을 안건으로 하는 임시주주총회 소집 허가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19일 공시를 통해 밝혔다. 에프앤가이드는 공시가 나온 날부터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기업 경영권 분쟁이 주가 상승을 담보하는 건 아니라고 전했다. 분쟁에 휘말린 주식은 장기적으로 어떤 결론이 날지 알 수 없으므로 투자할 때 일종의 ‘테마주’처럼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수현 DS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영권 분쟁이 발생할 때 특히 개인이 투자에 나서는 경향이 강한데, 과거 사례를 비추어 봤을 때 말로가 좋지는 않았다”라며 “외부 투자자가 내부의 정보를 다 알 수 없을뿐더러, 내부자들조차 경영권 분쟁이 어디로 흘러갈지 모르므로 이러한 이벤트성 매매는 주의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작년 12월, MBK는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에 나섰지만,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해 15일 만에 실패했다. 공개매수 시작 당일인 12월 5일, 한국앤컴퍼니는 상한가를 기록한 뒤 강세를 유지했지만, 공개매수 가격을 기존 대비 20% 높인 15일 이후 큰 폭으로 하락한 뒤 약세를 이어갔다. 현재 한국앤컴퍼니 주가는 고점 대비 약 27% 감소한 수준에 머물러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