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캐즘 뚫기 위한 K배터리 '3사 3색' 전략은

입력 2024-09-01 11:00 수정 2024-09-01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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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배터리 3사, 2분기 합산 영업익 154억 원
ESS·하이브리드 등 각기 다른 전략 '주목'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회복세가 예상보다 더뎌지고 있다. 그간 성장에 주력해 온 국내 배터리 업계도 숨 고르기에 들어가며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을 극복하기 위한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1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2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154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분기(7793억 원)보다 크게 줄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각각 1953억 원, 2802억 원을 기록했고, SK온은 4601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불어닥친 전기차 캐즘이 심화하며 실적 부진이 길어지는 가운데, 국내 배터리 3사는 전기차 시장 침체 속에서 각기 다른 생존 전략을 펼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 주목한다. 전기차 수요 둔화로 인해 생긴 기존 공장의 유휴 라인을 ESS 등 다른 애플리케이션으로 전환해 공장 가동률을 최적화하려는 것이다.

특히 북미는 ESS의 급격한 성장이 기대되는 시장이다. ESS는 신재생에너지 확대 흐름과 맞물리는데, 미국 내 태양광 설치량이 급증하면서 ESS 시장도 호황을 맞았다.

미국 에너지부(DOE)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미국에 설치된 ESS는 약 4.06기가와트(GW)로, 작년 상반기보다 130% 증가했다. 2024년 한 해 동안 신규 설치량은 15GW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애리조나주의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공장 건설을 최근 중단하고, 미시간주 공장 등 일부 생산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중국이 장악한 글로벌 ESS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전기차 수요 위축으로 떨어진 수익성을 방어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SDI도 ESS 시장에 대응하는 한편, '신시장' 발굴에 주력한다. 주목하고 있는 시장은 동남아시아다. 삼성SDI는 2분기에 싱가포르에 판매법인을 세웠다. 마이크로 모빌리티 수요가 급속하게 성장하는 동남아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

마이크로 모빌리티에 들어가는 46파이(지름 46㎜) 원통형 배터리는 신규 고객사 확보에 따라 당초 계획보다 1년 앞당긴 2025년 초부터 양산을 시작하기로 했다.

또 예정된 투자를 지속하며 북미 진출도 가속화한다. 삼성SDI는 지난달 28일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고, 스텔란티스와 합작한 1공장도 연내 조기 가동한다.

이는 투자 속도 조절에 나선 다른 회사들과는 사뭇 다른 행보다. 삼성SDI는 그동안 보수적 투자 기조와 수익성 위주의 제품 전략을 유지했는데, 캐즘을 기회 삼아 미래 시장 대응을 위해 선제적 투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SK온은 경영 효율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에 힘쓰며 중국 외 글로벌 시장에서 수요가 늘고 있는 하이브리드용 배터리 공급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SK온은 글로벌 하이브리드 전기차 시장에서 공급량 기준 3위권이다.

순수 전기차(BEV)에 밀려났던 하이브리드 차량(HEV·PHEV)은 전기차의 친환경적 요소는 흡수하되 주행거리, 충전 속도 등의 단점들을 극복하며 급성장하는 추세다.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710만 대 판매되며 전년 대비 30% 증가했다.

하이브리드 전기차는 순수 전기차 대비 배터리 탑재량이 적어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SK온은 완성차 업체들이 하이브리드 판매 전략을 확대함에 따라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다만 전체 배터리 매출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인 만큼, 결국 전기차 수요 회복이 관건이라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전기차 외 다른 애플리케이션은 매출 비중이 크지 않다"며 "전기차 수요가 돌아와야 실적 회복이 가시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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