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에 마스크 써야 하나?"…수족구병→백일해 동시유행 '빨간불' [이슈크래커]

입력 2024-07-31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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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곧 여름휴가 가는데, 아무래도 마스크 써야 할 것 같아요

전국 곳곳에 폭우를 쏟아낸 장마가 끝났습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27일을 마지막으로 전국 장마는 이미 종료된 상황인데요. 대신 아열대 고기압의 영향을 받으면서 본격적인 폭염이 이어지겠습니다. 현재 티베트에서 흘러나온 고기압의 중심과 북태평양에서 흘러나온 고기압이 우리나라 주변에 겹쳐 있는데, 한동안 이러한 기압계가 지배하면서 폭염 패턴으로 넘어간다는 설명입니다.

이에 따라 열대야가 길게 나타나는 지역이 많겠고, 특히 경상권과 동해안은 35도 이상의 폭염이 나타나는 곳도 많겠는데요. 습도까지 높아 체감온도는 더 높겠습니다. 그야말로 '찜통'이라는 거죠.

아무리 옷을 가볍게 걸쳐도 더위와 습도에 무기력해지는 요즘, 우려되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생후 6개월~6세 영유아에게 주로 나타나는 수족구병이 최근 10년 새 최고 유행을 기록하고 있다는 건데요. 면역력이 부족한 영유아들이 주로 걸리는 수족구병은 예방 백신이 없습니다. 성인 역시 감염될 수 있고 심각한 피해까지 입을 수 있어서 안심은 금물이죠.

문제는 수족구병뿐만 아니라 각종 호흡기 감염병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겁니다.

▲(출처=유튜브 채널 '리쥬라이크 LIJULIKE' 캡처)
▲(출처=유튜브 채널 '리쥬라이크 LIJULIKE' 캡처)

백신 없는 수족구병, 환자 급증세…최근 10년 새 최고 수준

수족구(手足口)병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손, 발, 입 등에 발진과 물집이 생기는 병입니다.

일반적으로 수족구병에 걸리면 발병 후 2∼3일 동안 발열, 식욕부진, 인후통, 무력감 등이 나타나다가 호전되면서 7∼10일 내 저절로 없어지는데요. 간혹 중증 합병증을 유발하는 경우가 있어서 38도 이상의 고열이 나고,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구토, 경련 등의 증상을 보이면 신속하게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합니다.

수족구병 환자 대부분은 면역력이 떨어지는 영유아 등 18세 이하입니다. 수족구병의 주요 원인은 엔테로바이러스의 일종인 콕사키바이러스로 알려졌는데요. 세부 종류가 다양해 에코바이러스, 엔테로바이러스 71형(EV-A71) 등 여러 종류의 바이러스가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수족구병에 수차례 걸릴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원인 바이러스가 다르면 또다시 걸릴 수 있다는 거죠.

29일 질병관리청의 수족구병 표본 감시 결과, 이달 셋째 주(14∼20일) 기준 영유아에서 외래환자 1000명당 수족구병 환자 분율은 78.5명에 달해 과거 최고 수준이었던 2019년 77.6명을 웃돌았습니다.

국내 영유아 수족구병 환자는 지난달 넷째 주 58.1명에서 이달 첫째 주 61.5명, 둘째 주 66.2명, 셋째 주 78.5명으로 4주간 35%가량 급증하고 있습니다.

수족구병은 손 등으로 분변 등을 접촉했거나 환자의 침, 가래, 콧물 등 호흡기 분비물을 통해 전파되는데요. 환자가 만진 오염된 물건을 만진 손과 입을 통한 감염도 가능해 개인위생이 취약하고 집단생활을 많이 하는 영유아를 중심으로 유행합니다.

성인이라고 수족구병을 피해갈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성인의 경우 증상이 미비해 발견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요. 심각한 영향으로 응급실까지 찾은 사례가 최근 전해지기도 했습니다.

인플루언서 유혜주 부부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리쥬라이크'에는 29일 '아들한테 수족구 옮은 아빠'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습니다. 유혜주 부부와 아들 유준 군의 일상을 담은 브이로그 형식의 영상이었는데요. 유혜주의 남편 조정연 씨가 아들 유준에게 수족구병을 옮아 심하게 앓는 장면이 담겨 눈길을 끌었죠.

조 씨는 아침에 일어나 약을 먹으며 "내가 걸려본 어떤 병 중에서도 이게(수족구병) 제일 아프다"고 설명했습니다. 수족구병을 앓은 지 3일째 되던 밤 증상이 특히 심해졌다는데요. 그는 "약 먹고 약도 발랐는데 통증이 너무 심해서 다리랑 온몸에 소름이 돋아서 두꺼운 옷을 입고 있다"고 토로했고, 상태가 악화돼 결국 응급실까지 찾았지만 진통제 주사만 맞을 수 있었죠.

유 씨는 "증상이 좀 심각한 것 같다. 아프다고는 했지만 이 정도로 심각한지 몰랐다"며 "유준이는 아기라서 그런지 약도 잘 듣고 회복도 빨리 됐지만, (남편이) 면역력이 약해졌고 신경 쓸 게 많아 잠도 못 자서 그런 것 같다"고 했습니다.

영상이 공개된 후 조 씨는 댓글로 "현재 상태는 발톱 5개가 이미 빠졌고 손톱 5개 빠지려고 덜렁거린다"며 "응원 감사하다. 다들 수족구병 조심하셔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사진제공=질병관리청)
▲(사진제공=질병관리청)

'100일 동안 기침' 백일해 → 돌아온 코로나19까지…호흡기 질환 '증가세'

'100일 동안 기침이 멎지 않는다'는 뜻을 가진 백일해도 소아·청소년을 중심으로 유행 중입니다. 이달 셋째 주 기준 올해 총 1만3545명의 환자가 신고됐는데요. 연령별로는 13~19세가 58.5%(7925명), 7~12세가 34.0%(4605명)로 7~19세 소아·청소년이 전체의 92.5%(1만2530명)를 차지했죠. 이달 셋째 주에 신고된 환자 수는 3170명으로, 지난달 넷째 주 1604명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백일해는 보르데텔라균에 의해 발생하는 2급 법정 감염병으로, '흡' 하는 숨소리발작, 구토 등의 증상을 동반한 기침을 14일 이상 하는 게 특징입니다. 초기 증상이 감기와 비슷해 그냥 지나치기 쉽지만, 방치했다간 폐렴 등으로 악화할 수도 있습니다.

백일해는 환자 또는 보균자의 비말 감염으로 전파됩니다. 특히 기침할 때 공기 중으로 튀는 비말은 면역력이 없는 집단에서 1명이 12명에서 17명까지 감염시킬 만큼 전파력이 큽니다. 유증상 감염자의 침, 콧물 등이 묻은 물건을 통해서도 간접적인 전파가 가능하죠.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은 지난달 24일부터 유행주의보가 발령 중입니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에 감염돼 발생하는 호흡기 감염병인데요. 초기엔 두통, 발열, 인후통 등이 있고 3~7일 정도 지나면 목이 쉬고 기침, 38도 이상의 발열이 나타나게 됩니다. 기침과 열이 악화하는 양상을 보이면 감기가 아닌 마이코플라스마 폐렴도 의심해 봐야 하는 거죠.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 입원 환자 수는 지난달 넷째 주 641명에서 이달 셋째 주 738명으로 늘어 역시 증가세를 보입니다. 연령별로는 7~12세가 전체 입원환자 수 2519명의 51.6%(1299명)를 차지했는데요. 1~6세 27.0%(680명), 13~18세 10.3%(259명) 순으로 소아 중심 유행이 지속되는 모습입니다.

여기에 한동안 주춤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도 다시 확산하는 모양샙니다. 질병관리청은 코로나19 제4급 표본 감시 감염병 전환 이후 전국 200병상 이상 병원급 표본 감시기관(220곳)을 대상으로 입원환자 현황을 감시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올해 코로나19 입원환자 수는 2월 첫째 주 정점에 도달한 후 감소했지만, 지난달 넷째 주부터 증가하는 추세인데요. 지난달 넷째 주 63명에서 7월 첫째 주 91명, 7월 둘째 주 145명, 7월 셋째 주 225명 등으로 집계됐죠. 4주 사이 3배 이상 늘어난 건데요. 연령별로는 65세 이상이 전체 입원 환자 1만1069명의 64.9%(7179명)로 가장 많았고, 이어 50~64세 18.5%(2052명), 19~49세 10.2%(1130명)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입원 환자 수 증가와 함께 코로나19 병원체 검출률도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이달 셋째 주 기준 검출률(17.0%)이 6월(6.4%) 대비 10.6%포인트(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코로나19의 오미크론 세부 계통 검출률을 보면 그간 유행했던 JN.1의 검출률이 19.5%로 지난달보다 39.8%p 감소했지만, 오미크론에서 파생된 변이 바이러스인 KP.3가 39.8%로 지난달보다 27.78%p 늘었죠. KP.2는 10.4%p 증가한 16.1%를 보였습니다.

KP.3은 전 세계적인 증가 추세를 보여 세계보건기구(WHO)도 모니터링 변이로 감시 중이지만 현재까지 전파력, 중증도 증가와 관련된 보고는 없는 상황입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국내에서도 증가하고 있는 KP.3 변이주에 대한 국내·외 분석 결과 전파력이나 중증도가 높아지지 않는 것으로 확인된다"며 "정부는 환자 발생 동향 분석과 함께 지속적인 변이 모니터링, 요양원과 같은 감염취약시설 대상 호흡기 감염병 예방 수칙 준수 집중 홍보, 집단 발생 시 역학조사 등을 통한 코로나19 대응에 소홀함이 없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진제공=질병관리청)
▲(사진제공=질병관리청)

실내 환기 부족한 여름철, 감염병 퍼지기도 좋아…예방 수칙은?

이 같은 호흡기 감염병이 확산하는 건 날씨와도 무관하지 않습니다.

날씨가 더워져 마스크를 잘 쓰지 않는 데다가 에어컨 사용으로 실내 환기도 부족해졌는데요. 이는 호흡기 감염병이 확산하기 쉬운 환경입니다.

질병청이 3월 개학 시기를 맞아 개정해 내놓은 '슬기로운 환기 수칙'에 따르면 2시간마다 10분씩 자연환기할 때 실내 공기전파 위험도는 환기하지 않았을 때보다 5.5배나 감소했습니다. 주요 시설별로는 학교에선 최대 14.6배, 요양병원에선 4.1배, 회의실에선 5.4배나 공기전파 위험도가 줄어들었죠.

'슬기로운 환기 수칙'은 '2시간마다 매회 10분 이상 맞통풍 환기'를 기본 수칙으로 하고 주요시설별 환기 방법을 세분화했는데요. △학교 교실에선 쉬는 시간마다 10분간 자연환기 △요양병원에서는 기계환기를 상시가동하면서 2시간마다 10분간 자연환기 병행 △회의실에선 회의 시간은 되도록 짧게 하고 기계환기와 자연환기 병행을 안내했습니다.

질병청 관계자는 26일 "2시간에 10분씩은 환기를 하고 휴가지에서는 손 씻기, 기침 예절 지키기, 호흡기 증상이 있을 경우 마스크 쓰기 등 예방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주로 경기 북부와 강원 등 휴전선 근처에서 발생하던 말라리아까지 서울 도심으로 확산했습니다. 올 초부터 이달 20일까지 말라리아 환자 수는 315명으로 전년 동기(376명)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말라리아 위험 지역이 30곳에서 53곳으로 늘었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여기에는 서울 강서·강북·강동 등이 포함됐죠. 전체 말라리아 환자 중 17.5%가 서울에서 나왔고 양천구·강서구에는 말라리아 경보까지 발령됐습니다.

질병청 관계자는 "이른 폭염과 도시 열섬 현상 등으로 모기 서식에 최적화된 환경이 조성됐다"며 "휴가철에도 모기 활동 시간(해 질 녘~새벽)에는 야외 활동을 피하고 밝은색 긴소매 옷을 입는 등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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