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 29곳의 올해 1분기 IB 수수료 수익은 809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6992억 원)보다 15.7% 늘어난 규모다.
통상 IB 수수료는 △인수 및 주선 수수료 △매수 및 합병 수수료 △채무보증 관련 수수료의 총합을 말한다. 인수 및 주선 수수료는 상장 주관, 매수 및 합병 수수료는 인수합병(M&A), 채무보증 관련 수수료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에서 발생하는 수익이다.
지난해 부동산 PF 리스크와 기업공개(IPO) 시장 한파로 어려웠던 증권 업황이 올해 개선되면서 IB 부문 실적도 회복된 것으로 풀이된다.
세 부문으로 나뉜 IB 수수료 중 수익 호조를 이끈 건 채무보증 관련 수수료다. 해당 수수료 수익은 전년 동기(3445억 원)보다 25%가량 늘어난 4298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밖에 인수 및 주선 수수료는 2460억 원으로 전년 동기(2141억 원)보다 15% 늘었고, 매수 및 합병 수수료는 5% 넘게 줄었다.
증권사별 순위로 보면 세 부문의 수수료가 모두 늘어난 곳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다만 순위 지각변동은 있었다. 지난해 1분기 한국투자증권(1위) 메리츠증권(2위), 삼성증권(3위)였던 순위는 올해 1분기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메리츠증권으로 변동됐다. 삼성증권은 5위로 내려갔다.
1분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한 한국투자증권이 IB에서도 역시 1위 자리를 보전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증권사 중 ‘나홀로’ IB 수익 1000억 원을 넘겼다.
전년 동기 5위였던 NH투자증권은 2위로 치고 올라왔다. 전년 동기(404억 원)보다 IB 수수료 수익(949억 원)이 2배 넘게 늘어난 영향이다. 다만 메리츠증권이 초대형 IB 인가를 준비 중이라고 밝히면서 업계에서는 상위권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장원재 메리츠증권 대표는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말 별도 기준 자기자본은 5조6000억 원으로 초대형 IB 진입 기준인 4조 원을 이미 충족했다”고 밝혔다.
이번 IB 수수료 실적에서는 키움증권과 대신증권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전년 동기 각각 15위, 20위였던 키움증권과 대신증권은 올해 1분기 각각 6위, 7위에 올랐다. 특히 대신증권은 현재 종합투자금융사(종투사) 진출을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올해 1분기 PF 관련 수수료 수익과 채권 발행 수익이 발생하며 IB 관련 수수료가 증가했다”며 “2021년 이후 카카오페이와 LG에너지솔루션 등 기업공개 부문에서 대기업 계열 딜을 진행하며 당시 맺었던 관계를 지금까지 이어오며 채권 발행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고 했다.
이어 “현재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인가를 위한 조건은 달성했다”며 “향후 IB 전 부문에서 대형사로써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1분기 전년 동기보다 실적이 늘어난 증권사는 29곳 중 14곳이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 실적에서 부동산 PF 수수료손익 확대를 확인했다”며 “우량 딜에 대규모 금액으로 참여한 점이 특징으로, 2분기에도 현 기조를 이어갈지는 미지수지만 부동산 영업을 지속하고 있어 점차 회복하는 모습이 기대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