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면허로 회사 차 운전하다 사망…법원 “업무상 재해 해당”

입력 2024-04-29 07: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연합뉴스)
▲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연합뉴스)

무면허로 회사 차를 몰다 사망 사고가 났을 경우에도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행정법원 제13부(재판장 박정대 부장판사)는 공사 현장에서 사토(잔토) 처리 운반업무를 하다 사망한 A 씨의 자녀 2명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유족급여및장의비부지급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A 씨는 2021년 회사 소유 차량을 몰고 업무 현장으로 가던 중 우측 커브길 쪽으로 핸들을 돌리지 못하고 그대로 직진하면서 도로를 이탈했다. 이후 철제 난간에 부딪힌 차량이 배수지로 추락하면서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A 씨의 자녀들은 “이번 사고가 업무상 재해에 해당된다”며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다. 다만 근로복지공단은 “무면허 상태에서의 운전은 도로교통법을 위반한 중대한 과실”이라며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2항에 따라 업무상 재해로 보지 않음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사고 당시 A 씨는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된 상태였다. 회사 대표는 A 씨가 무면허라는 것을 알고도 회사 차량으로 출퇴근하도록 했다.

재판부는 A 씨의 사망 사고가 업무상 재해에 해당된다고 판단했다. A 씨가 사고 당시 차량을 운전할 수 있는 사실상의 능력이 있었고, 무면허 운전을 사고 발생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였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A 씨가 본래 업무인 공사현장의 사토 반출을 위해 하차지를 점검하러 가는 도중에 발생한 사고”라며 “고용주로부터 제공받은 차량을 운전해 하차지로 이동하는 것도 통상의 업무수행 방법이었다”고 짚었다.

또 “A 씨가 사고 당시 무면허운전을 한 것과 전방주시의무를 태만히 한 것은 잘못”이라면서도 “무면허 운전을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볼 수 없고 어두운 새벽 시간에 공사 현장으로 이동해야 하는 근로자의 업무 자체에 내재된 전형적인 위험이 현실화된 것”이라고 판단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2024 스타벅스 여름 e-프리퀀시', 겟하는 방법 [그래픽 스토리]
  • 뉴진스 안무가도 "이건 뭐 죄다 복붙"…아일릿 저격
  • 알리·테무의 공습…싼값에 샀다가 뒤통수 맞는다고? [이슈크래커]
  • 애플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 내달 한국 출시
  • 장원영 향한 악의적 비방…'탈덕수용소' 결국 재판행
  • 스승의날 고민 끝…2024 스승의날 문구·인사말 총정리
  • '10억 로또' 래미안 원펜타스 분양일정 드디어 떴다…7월 중 예정
  • 금감원, 홍콩 ELS 분조위 결과...배상비율 30~65% 결정
  • 오늘의 상승종목

  • 05.14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6,187,000
    • -2.02%
    • 이더리움
    • 4,050,000
    • -1.87%
    • 비트코인 캐시
    • 605,500
    • -2.1%
    • 리플
    • 707
    • -0.14%
    • 솔라나
    • 202,000
    • -2.6%
    • 에이다
    • 606
    • -1.78%
    • 이오스
    • 1,072
    • -1.47%
    • 트론
    • 175
    • -1.13%
    • 스텔라루멘
    • 145
    • -0.68%
    • 비트코인에스브이
    • 83,650
    • -2.9%
    • 체인링크
    • 18,340
    • -2.55%
    • 샌드박스
    • 576
    • -1.37%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