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공급가 공개, 반쪽의 성공(?)

입력 2009-06-16 16:21 수정 2009-06-16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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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사는 놔두고 주유소만 압박...실효성 의문 지적도

정유사들이 대리점과 주유소에 공급하는 기름값을 공개해 경쟁을 촉발하려던 정부 정책이 '반쪽의 성공'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공급되는 기름값 상승을 억제했지만 정작 정책의 대상이던 정유사가 아닌 주유소들만 압박해 가격인상을 억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국제석유제품가격 상승에 발맞춰 정유사들의 공급가격은 오르고 있지만, 각 정유사의 폴사인을 단 주유소들의 판매가격 상승은 공급가격 상승폭보다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한국석유공사와 정유업계 등에 따르면 SK에너지의 경우 첫 공개대상이었던 4월 다섯째주 ℓ당 525.50원(세전)이었던 보통 휘발유 공급가격은 6월 첫째주606.38원으로 80.88원, 15.39% 상승했다.

이에 비해 공급가격이 소매가격에 반영되는데 1~2주의 시차가 걸리는 점을 가정하고 SK의 폴을 단 주유소들의 5월 첫째주 보통 휘발유 평균 공급가격은 ℓ당 1550.67원. 6월 둘째주 공급가격이 1598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47.33원, 3.05% 인상되는데 그쳤다.

GS칼텍스도 4월 다섯째주 ℓ당 542.25원에서 6월 첫째주 627.92원으로 85.67원, 15.80% 올랐으나 GS칼텍스의 폴을 단 주유소의 5월 첫째주부터 6월 둘째주 상승폭은 51.95원(3.36%)에 그쳤다.

에쓰오일과 현대오일뱅크도 역시 같은 기간을 비교해보면 정유사들의 공급가격은 각각 ℓ당 63.95원(11.79%)와 77.72원(14.39%) 오른데 비해 두 회사의 폴을 달고 있는 주유소의 가격상승폭은 46.27원(3.02%), 46.29원(3.02%)에 머물렀다.

이에 앞서 국제석유가격이 국내 공급가격에 반영되는데 1~2주의 시차가 걸린다고 봤을 때 국제 휘발유값은 4월 넷째주 배럴당 58.53달러에 거래됐으나 5월 넷째주 69.19달러로 10.66달러, 18.21% 증가했다.

결국 전국의 주유소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판매된 휘발유는 국제가격 상승폭에 비해 낮은 수준에서 가격이 형성돼 정책적 효과를 누린 것으로 풀이된다.

지경부 관계자는 "정유사의 공급가격 공개 이후 주유소의 유통마진이 ℓ당 100원 이하로 많이 줄었다"면서 "주유소나 대리점에서 가격공개 눈치를 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통마진 축소가 사실상 주유소에만 집중돼 정책적 효과는 미비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는 정유사들은 주유소나 대리점에 공급하는데 있어 국제석유제품 가격 상승분을 대부분 반영한데 반해 상대적으로 주유소만 가격인상에 제약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정유사의 공급가격에는 국제제품가격 인상분이 충분히 반영되는데 반해 주유소의 가격 상승세를 더딘 편"이라며 "가격이 상향수렴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돼 예의주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유업계는 현재의 공급가격 공개 시점에 가격상승기에 있는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평가·분석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유사 한 관계자는 "현재로도 정유사의 석유제품 판매마진은 ℓ당 10~20원에 불과한 상황"이라며 "주유소의 경우 가격 인상분을 한번에 반영할 수 없어 분산반영 정책을 쓰는 만큼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정유사의 경우 국제석유제품가격이 하락할 때에는 반대로 주유소의 인하폭이 줄어들 수 있는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평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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