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을 한 달 앞두고 국민의힘이 선거 지휘를 총괄할 선거대책위원회 구성 논의에 들어갔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원톱(One Top)’ 체제부터 공동 선대위원장을 꾸리는 방식까지, 다양한 안을 열어놓고 검토 중이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공천 작업이 마무리되는대로 선대위 구성 작업에 들어간다. 비례대표 공천까지 끝나면 국민의미래(위성정당)와 함께 선대위 체제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장동혁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실무적으로는 저희가 국민의힘 선대위를 먼저 구성하고, 최종적으로 선대위를 띄우는 건 (국민의미래와) 같은 시점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운영 방식을 두곤 한 위원장이 전면에 나서 선대위를 지휘하는 원톱 체제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과거의 경우 인지도가 높은 인물을 내세워 바람몰이 역할을 맡겼지만, 한 위원장이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만큼 ‘원톱 선대위’로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호준석 대변인은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과거 당대표가 선대위원장 같은 원톱의 역할을 하기 어려웠거나 조금 약할 때 (투톱)이 필요했던 것인데 지금은 확고한 원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 위원장 원톱 체제로 가는 동시에 외연 확장을 위해 상징적인 후보들을 선대위에 합류시키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장동혁 사무총장은 이날 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 윤희숙 전 의원, 이상민 의원을 선대위에 합류시키는 방안에 대해 “우리 당에서 확장성과 상징성을 갖고 있는 분들을 포함시켜 역할을 맡겨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거론된 분들은 저희가 생각할 수 있는 범주에 있는 분들”이라며 “각자 선거를 뛰어야 함에도 역할을 해준다면 선대위에서 함께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선 윤재옥 원내대표 등을 포함시킨 투톱(Two Top) 체제도 거론된다. 다만 장 사무총장은 “총괄 선대위원장 또는 선대위원장을 어떻게 할 것인지는 깊이 논의해야 한다”며 아직 확정된 사안은 없다고 밝혔다.
국민의미래 선대위원장은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이 맡을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전남 순천이 고향인 인 전 위원장은 ‘호남 출신’이란 상징성이 있고, 지난해 말 혁신위 활동을 통해 국민에 강렬한 인상을 남긴 만큼 외연 확장에 도움이 될 거란 주장이 나온다.
광주 동·남구을에 출사표를 던진 박은식 비대위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인 전 위원장은) 호남의 역사를 만든 가문이고, 인지도도 높고 인기도 좋다. 이런 분이 호남 일대를 누벼주면 국민의힘, 국민의미래까지 ‘윈윈(win-win)’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때 인 전 위원장과 함께 국민의미래 대표직 물망에 올랐던 김예지 의원의 역할론도 주목된다. 김 의원을 비롯해 김근태·김은희·우신구·윤주경 등 지역구 공천을 신청하지 않은 8~10명의 비례대표 의원들은 당 지도부와 국민의미래 파견 조율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은 이르면 13일 윤리위원회를 가동시켜 이들에 대한 제명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비례 대표의 경우 의원직 유지를 위해서는 윤리위 절차에 따른 제명 결정을 통한 출당 조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