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초대석]폭스바겐코리아 박동훈 사장

입력 2009-06-08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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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과 본질로 '수입차 대중화' 선도

한국 수입차 시장의 총본산이라고 할 수 있는 도산대로는 언제나 생(生)의 싱싱한 활력으로 넘쳐난다.

드넓은 도로를 달리는 것도 그렇거니와 국제 모터쇼를 방불케 할 정도로 전 세계 다양한 차들이 도로를 질주하는 광경을 직접 목격할 수 있다는 건 여간 흥분되는 일이 아니다.

도산대로의 시작점이자 영동대교 남단에 위치한 폭스바겐 코리아(이하 폭스바겐)의 본사를 찾는 기분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최근 대부분의 수입차 업체들이 환율 급등과 경기 침체 여파로 움츠리고 있는 상황에서도 폭스바겐만큼은 이를 기회로 삼으며 공격적 마케팅에 나서는 등 활기로 넘치고 있기 때문.

◆4년 만에 수입차 판매 2위, '골프' 없어서 못 팔아

이런 결과로 지난 3월 폭스바겐은 총 724대를 판매해 지난 2005년 국내 진출 이후 처음으로 월간 수입차 판매 2위에 올라서는 놀라운 성장을 보였다.

특히 '골프 2.0 TDI'는 3월 한 달 동안 총 290대가 판매돼 최초로 수입차 판매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골프는 지금도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가 높은 모델이다.

이처럼 폭스바겐이 국내 수입차 시장의 중심으로 자리 잡은 데는 원칙과 본질로 시장에 정면 승부를 걸었던 박동훈 사장이 자리 잡고 있다.

박 사장은 "지난해 말 부터 일본차 업체들이 엔고 현상으로 위축될 때, 이때가 기회다 싶어 공격 경영에 나선 것이 주효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한마디로 그의 '역발상 투자'가 성공을 거둔 셈이다.

하지만, 박 사장의 이력을 추적해 보면, 폭스바겐이 최근 거둔 일련의 성공은 결코 시기를 잘 만난,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수입차 대중화' 선도...'미다스의 손'

박 사장의 '역발상 투자'는 지난 1989년 한진건설 재직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그는 한진건설이 수입·판매하던 볼보(Volvo)에서 사업부장과 기획실장 등을 지내면서 볼보를 수입차 시장 1위까지 끌어올린 장본인이었다.

그 비결에 대해 박 사장은 "당시만 하더라도 수입차 하면 대중과는 멀리 떨어져 있는 값비싼 럭셔리차로만 알고 있었던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며 "하지만 볼보는 그런 수입차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과감히 신문 광고에 가격을 공개했다"고 한다.

박 사장의 예상대로 수입차하면 으레 비싼 차로 알고 있었던 소비자들은 그 가격을 보고 수입차가 그렇게 비싼 게 아니라는 것을 알고 순식간에 차가 팔려 나갔다고 한다.

2001년 당시 폭스바겐과 아우디의 공식 수입사였던 고진모터임포트에서 있으면서도 그는 매년 100% 이상의 성장률을 유지하는데 일조했다.

한마디로 그는 '수입차의 대중화'에 앞장 선 장본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수입차의 대중화'라는 그의 화두는 2005년 폭스바겐 코리아 설립과 동시에 사장으로 부임하면서 더욱 빛을 발한다.

박 사장은 2005년 폭스바겐 코리아 설립 이후 다양한 라인업 확보와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 출범 4년 만에 판매대수를 6배 이상 끌어올리는 폭발적 성장을 이뤄낸 것이다.

특히, 설립과 함께 내놓은 '페이톤'에 대한 에피소드는 폭스바겐의 전설로 남아 있다.

"'페이톤'은 2005년 당시 판매목표가 200대였는데, 말 그대로 없어서 못 팔 정도였고 계약을 취소한 경우도 많았어요. 심지어 60여대를 항공기로 공수해 오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으니까요."

그는 '페이톤'에 대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페이톤'은 정말 좋은 차입니다. '페이톤'은 상업적으로 만드는 차가 아니라 하루 30대 한정으로 100% 수작업으로 만드는 차이기 때문에 폭스바겐의 모든 기술력과 정성이 들어가 있어 앞으로도 크게 성공할 수 있는 차라고 봅니다."

◆폭스바겐을 판매 순위 1위로 키우고파

최근 '골프'가 수입차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것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앞으로 그의 목표 역시 폭스바겐이 수입차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회사가 되는 것이라고 한다. 또한 지금까지의 발전 속도로 보면 그 목표는 그리 멀리 있는 것이 아닌 것 같다.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나 BMW 7시리즈 등 대형 럭셔리 세단이 지금의 명성을 얻기까지는 20년 정도가 걸렸습니다. 그에 비해 '페이톤'의 한국 시장에서의 성공적 데뷔는 앞으로의 전망을 밝게 합니다. 비록 폭스바겐이 한국 시장 진출이 늦어 현재 1위를 못하고 있지만, 현 상황만 계속 유지만 된다면 수입차 판매 1위는 예정된 수순이라고 판단됩니다."

현재 그는 차 판매 강화뿐 아니라 사회 공헌 활동에도 큰 관심을 가지고 자동차 문화 선진화를 위해 '오리지널 드라이버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자동차 생산량으로 봤을 때는 세계 5위의 국가입니다. 하지만, 자동차 문화를 볼 때는 절대 세계 5위라고 할 수 없죠. 심지어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서 운전을 할 때 겁난다고 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운전자들이 알면서도 교통 법규 등을 안 지킨다면 어쩔 수 없지만, 혹시 몰라서 안 지키는 건 아닌가, 습관적으로 안 지키는 건 아닐까. 그런 생각에 착안해 누간가는 캠페인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 '오리지널 드라이버 캠페인'을 전개하게 됐습니다."

원리와 원칙을 가지고 본질에 접근하려는 그의 차분한 모습이 폭스바겐의 미래를 보여주고 있었다.

■박동훈(朴東勳) 사장 프로필

1952년 11월 2일 생

중앙고등학교 62회 졸업

인하대학교 건축공학과 졸업

1978년~1986년 한진 건설 유럽주재원

1989년~1994년 한진 건설 볼보(Volvo) 사업부장

1994년~1996년 한진 건설 기획실장

1997년~1999년 ㈜데코 전망좋은방 본부장

2001년~2003년 고진모터임포트 부사장

2005년~현재 폭스바겐 코리아 사장

<사진=배군득 기자/lob13@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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