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수요 8만2705㎿ 기록…역대 9월 중 최고
삼성전자, 오스틴서 반도체 공장을 운영
2021년 폭풍으로 인한 정전 피해액 약 400조
미국 텍사스주에서 3개월째 지속되는 살인적인 더위가 전력 인프라까지 위협하고 있다. 9월에도 섭씨 40도를 찍고 있어 전력망에 과부하가 온 가운데 삼성전자 등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600만 명 이상의 고객에게 전력망을 제공하는 텍사스주 전기신뢰성위원회(ERCOT)는 전날 오후 7시 25분경 에너지 비상경보 2단계를 발령했다.
ERCOT는 전력망 시스템의 예비 전력이 부족해지면 세 단계에 걸쳐 비상경보를 발령한다. 비상경보 2단계는 운영 예비 전력이 1750㎿(메가와트) 아래로 떨어지고 30분 이내에 회복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된다. 이 상태에서 전력의 추가 공급이 불가능해지면 ERCOT는 지역별로 전력 공급을 일시 차단할 수 있다.
ERCOT는 77분 만에 잉여 전력이 공급되면서 비상 상황이 해제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사용할 수 있는 모든 발전기를 켜고 남은 예비 전력을 방출했으며 수요 대응을 통해 전력 수요를 낮췄다”고 설명했다.
ERCOT는 6일 텍사스의 전력 수요가 8만2705㎿를 기록하며 역대 9월 수요로는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10일 전력 수요는 8만5435㎿로 역대 가장 높았다.
또 ERCOT는 7일 오후 5시부터 9시까지 가정과 기업에 에너지 절약을 요청했다. ERCOT는 “저녁 시간대의 높은 에어컨 가동률과 풍력 및 태양광 발전량 감소로 예비 전력이 부족할 수 있다”고 전했다.
텍사스 현지에 공장을 가동 중인 한국 기업들도 전력 공급난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반도체 공장을 운영 중이다. 2021년 2월에 발생한 겨울 폭풍으로 텍사스에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했을 때 삼성전자는 3일간 전력 공급이 중단돼 큰 피해를 봤다. 당시 정전으로 인한 손실 규모는 3000억∼4000억 원에 달한 것으로 추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