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뜨면 ‘억’소리 난다는 유튜버 수입에 유튜버를 꿈꾸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습니다. 실제로 유튜버들의 수입은 2년 사이 10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입 규모는 무려 8500억 원을 넘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는 상위 1%의 이야기일 뿐이라고 합니다. 침착맨, 빠니보틀 등 고수익 유튜버들은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는데요. 유튜버 수입의 실상을 알아봤습니다.
3일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종합소득세를 신고한 유튜버 등 1인 미디어 창작자들의 수입은 총 8589억 원이었습니다.
이들의 수입 규모는 해마다 큰 폭으로 늘었습니다. 2019년 875억 원에서 2020년 4520억 원으로, 2021년엔 8589억 원으로 2년 사이 10배가량 증가했죠.
다만 이는 ‘신고 건수’가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됩니다. 유튜버 종합소득세 신고 인원은 2019년 2776명에서 2020년 2만756명으로, 8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2021년엔 3만 4219명으로 또 50% 이상 늘었죠. 종합소득세를 신고한 유튜버가 늘어났기에, 자연스럽게 수입 규모도 커진 겁니다. 국세청은 2019년부터 유튜버를 1인 미디어 창작자로 분류해 종합소득세 납부 액수를 집계해 왔습니다.
주목할 부분은 따로 있습니다. 종합소득세를 신고한 유튜버 중 ‘상위 1%’의 2021년 수입은 2439억 원으로 나타났는데요. 이는 전체의 24.8%에 해당합니다. 상위 1%의 수익이 전체 유튜버들의 수익 3분의 1가량을 차지하고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자신의 고수익을 직접 언급한 유튜버들이 있습니다. 웹툰 작가 이말년은 ‘침착맨’이라는 이름으로 유튜버, 트위치 등 인터넷 방송을 진행, 재치 있는 입담으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유튜브 구독자는 225만 명, 트위치 팔로워 수는 79만 명에 달하죠.
그는 2021년 8월 ‘박명수의 라디오쇼’에 출연해 한 달 수입에 대해 언급했는데요. 이말년은 “5년 전 2016년에는 웹툰을 그렸다. 그때보다 지금 수입이 한 서너 배 정도 더 많다”며 “강동구에 자가를 샀다”고 전했습니다. 지난해 ‘유 퀴즈 온 더 블록’에서는 “웹툰을 할 때도 수입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유튜브) 방송 같은 경우는 광고가 붙으니까 웹툰의 몇 배가 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올해 5월에는 지난해 유튜브로만 50억 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스타트업 성장분석 플랫폼 ‘혁신의숲’에 따르면 침착맨의 유튜브를 운영·관리하는 주식회사 금병영은 지난해 총 49억6000만 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금병영은 침착맨이 2020년 5월 대표를 맡아 설립했으며, 임직원은 총 7명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매출액에서 인건비 등을 제외한 영업이익은 35억6000만 원으로, 세후 당기순이익은 29억1000만 원으로 집계됐는데요. 매출액은 전액 유튜브에서 발생한 것으로, 트위치 수익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간접광고(PPL)나 방송 출연으로 인한 수입도 포함되지 않아서, 침착맨의 수입은 알려진 것 ‘그 이상’일 것으로 추정되죠.
배우에서 ‘1020만 유튜버’가 된 쏘영은 ‘속풀이쇼 동치미’에서 “조회수, 광고에 따라 매달 (수입이) 다르다”면서도 “제가 배우 생활을 14년간 했는데, 그때 다 합친 금액이 지금 한 달 수입보다 적다”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냈습니다.
여행 유튜버 빠니보틀(구독자 190만 명)은 “여행 영상이 빵 뜨자마자 벌어들인 수익이 이미 회사 다닐 때보다 2~3배 많았다”고 전했고, 곽튜브(구독자 167만 명)도 “제일 잘 벌 때는 한 달 수입이 평범한 직장인 연봉 수준”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단, 모든 유튜버가 이들처럼 높은 수입을 얻는 건 아닙니다. 유튜버 창작자가 늘면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지난해 종합소득세를 신고한 유튜버의 인원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4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상위 1%의 총수입이 아닌, 이들 전체의 평균 수익을 살펴보면 규모는 크게 줄어듭니다. 2021년 신고된 전체 1인 미디어 창작자 중 수입 금액 하위 50%에 해당하는 1만7110명은 61억2000만 원을 벌었는데요. 이를 1인당 평균으로 나누면 36만 원 정도입니다. 국세청이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1인 미디어 창작자(유튜버 등) 수입금액 현황’ 자료에도 2021년 수입 하위 50%의 연평균 수입이 40만 원에 그쳤다는 분석이 담겼습니다. 이는 2019년(100만 원)보다 떨어진 규모로, 상위 1%와 극심한 차이를 보이는 현실이죠.
수많은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이더라도 고수익이 보장되는 건 아닙니다. 201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1분미만’에는 최근 ‘해명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는데요. 이 유튜버는 “월 조회수 수익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겠다”며 “유튜브 시스템은 영상 길이가 8분을 넘어야 중간 광고들이 붙어 수익이 몇 배씩 올라간다. (하지만) 1분미만 채널 콘텐츠들은 영상을 핵심만 담아 1분대로 아주 짧게 만든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조회 수는 회당 0.6원 정도에 불과하다”면서 “사흘 내내 영상 하나 만들어 조회 수 100만을 찍으면 (수익이) 60만 원 정도다. 여기서 영상작업에 필요한 각종 비용을 빼야 하고, 작업을 돕는 팀원과 나눠야 한다”고 설명했죠.
유튜브는 1000명 이상의 구독자와 동영상 시청 시간이 1년에 4000시간 이상을 기록한 채널에 광고 게시권을 부여합니다. 구글은 해당 유튜버를 심사해 광고와 후원 기능을 넣는 ‘유튜브 파트너(YPP)’로 선정하고, 선정된 유튜버는 동영상 앞·뒤나 중간에 광고를 넣을 수 있죠. 동영상에 광고가 붙으면 조회 수당 수익이 붙는데요. 유튜브가 45%, 유튜버가 55%를 갖습니다. 즉 유튜버의 영상을 클릭하면 광고 매출이 발생하고, 이를 유튜브와 유튜버가 나눠 갖는 셈입니다.
그러나 구글은 독자적 계산법을 비공개에 부치고 있고, 광고 수익이 구독자 수, 조회 수와 반드시 정비례하는 것도 아닙니다. 이에 같은 구독자 수를 보유한 채널이더라도, 같은 조회 수를 기록한 영상이더라도 다른 규모의 수익이 발생할 수 있죠.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수익성만 쫓다보니 부작용이 속출하기도 하는데요.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자극적인 콘텐츠를 양산하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가짜뉴스입니다.
유튜브에선 오로지 조회 수에 따른 수익을 위해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내세우거나, 잘못된 정보를 전파하는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법적 문제가 생기면 채널을 삭제하거나, 유사 채널을 만들어 광고 수익만을 노리는 일도 발생하고 있는데요. 이는 크리에이터로 성공을 거두고 안정적인 수익을 유지하는 게 어렵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셈입니다.
연예인, 정치인 등 이미 대중에 이름이 알려진 이들도 유튜버로 진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유튜브는 이미 레드오션에 접어든 지 오래고, 개인 유튜버가 차별화된 영상 콘텐츠를 만든다는 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의견이 나오는데요. 일부 크리에이터들은 유튜브가 레드오션이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 모양새라 눈길을 끌기도 합니다.
유튜브 구독자 153만 명을 보유하고 있는 대도서관은 과거 한 라디오에서 “유튜브에 레드오션은 오지 않을 것”이라며 “같은 제품을 평가한다고 하더라도 사람에 따라 (방식이) 다르다. 이 차이에 따라 구독자가 채널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한 제품당 여러 크리에이터들의 리뷰 영상을 볼 수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유튜브 콘텐츠의 방향성은 다양하다는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