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록 행진 꺾인 K바이오 기술수출…올해는 반토막도 ‘간당’

입력 2022-12-06 05:00 수정 2022-12-06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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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죽지세로 성장하던 K바이오 기술수출에 제동이 걸렸다. 최근 몇년간 활발하던 기술수출 규모가 위축되면서 지난해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5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2022년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기술수출 금액은 4조3400억 원 규모로 집계됐다. 13조3700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지난해 기록의 3분의 1 수준이다.

K바이오 기술수출 규모는 2018년 5조 원을 처음 돌파한 후 해마다 성과를 늘려 왔다. 2019년에는 8조5200억 원을 달성했으며, 2020년에는 11조 원을 넘겼다. 지난해에는 더욱 증가하면서 올해도 10조 원대 기술수출에 대한 기대감이 싹텄다.

시작은 활기찼다. 에이비엘바이오는 1월 다국적제약사 사노피와 약 1조2720억 원 규모의 퇴행성뇌질환 치료 이중항체 후보물질 ‘ABL301’을 기술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만 900억 원에 이르는 빅딜이다. 이밖에 지씨셀과 종근당바이오, 이수앱지스가 낭보를 전했다.

2월에는 항체 치료제 개발 전문 바이오기업 노벨티노빌리티가 미국 발렌자바이오와 약 8800억 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성사시켰다. 티로신 인산화효소 수용체(c-KIT) 타깃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NN2802’이 주인공이다.

4월까지는 월마다 크고 작은 기술수출 소식이 이어졌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싱가포르 주니퍼테라퓨틱스에 골관절염 세포유전자치료제 ‘인보사(TG-C)’를 기술수출했다. 총 7234억 원 규모로, 한국 및 중화권을 제외한 아시아지역과 중동, 아프리카 지역에서 연구, 개발, 상업화 독점권을 넘겼다.

상반기 기술수출은 여기서 일단락됐다. 약 2조9000억 원 규모로, 지난해 상반기(약 6조2500억 원)보다 눈에 띄게 감소했다.

하반기에는 1조 원을 넘는 딜이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 SK바이오팜은 7월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를 브라질 유로파마에 기술수출, 중남미 시장을 뚫었다. 티움바이오는 중국 한소제약에 자궁내막증 신약후보물질 ‘TU2670’을 2208억 원 규모로 기술이전했다.

9월에는 보로노이와 동아에스티, 올리패스가 성과를 알렸다. 보로노이는 폐암, 흑색종, 대장암 등 고형암 치료를 위한 경구용 인산화효소 저해 물질을 약 6680억 원 규모로 미국 메티스테라퓨틱스에 기술이전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에도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프로그램과 MPS1 타깃 고형암 치료제를 각각 3800억 원과 1조 원 규모로 기술이전한 바 있다.

동아에스티는 미국 뉴로보파마슈티컬스에 기술이전과 지분투자를 동시 진행했다. 해당 신약 후보물질은 2형 당뇨와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제 ‘DA-1241’과 비만·비알코올성 지방 간염 치료제 ‘DA-1726’이다. 지난달에는 튀르키예 폴리파마에도 2세대 빈혈치료제 다베포에틴-알파(Darbepoetin-α) 바이오시밀러 ‘DA-3880’의 튀르키예, 브라질, 멕시코 독점 개발 및 판매권을 이전했다.

올해 기술수출은 개별 건에서도 지난해와 차이를 보인다. 지난해에는 조 단위 대형 계약이 5건에 이르렀지만, 올해는 에이비엘바이오 한 곳이다. 글로벌 빅파마에 기술이전한 기업도 에이비엘바이오 뿐이다.

기술수출은 임상 개발에 필요한 막대한 자금 확보에 부담을 느끼는 대다수 국내 기업들이 신약개발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가장 좋은 수단으로 꼽힌다. 또한, 적자기업은 자금을 확보할 기회이기도 하다. 에이비엘바이오의 경우 사노피로부터 계약금 및 단기 마일스톤을 수령하면서 올해 3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다만, 제약·바이오 기술이전 위축은 국내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글로벌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빅파마들의 기술이전 건수는 2020년과 2021년에 비해 30% 이상 줄었고, 규모는 40% 가까이 쪼그라들었다. 코로나19 관련 기술이전 수요가 감소하기도 했지만, 팬데믹(대유행) 시기 바이오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이 급격히 상승한 영향이 크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빅파마들이 점 찍어둔 파이프라인을 싸게 살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라면서 “미뤄둔 기술이전 수요가 불어나 내년에 기술수출 규모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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