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리츠는 안전하고 좋은 상품인데…질문은 왜 안받을까

입력 2022-11-14 15:09 수정 2022-11-15 08:02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자본시장부 박상인 기자
▲자본시장부 박상인 기자

지난 10일 한국리츠협회에서 주최한 2022년 하반기 상장리츠 투자 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정병윤 한국리츠협회 협회장을 비롯해 6곳의 상장리츠 관계자들이 모인 중요한 자리였다. 더욱이 최근 시장이 좋지 않아 각 리츠 간 미래 전략 등을 펼치며 성난 주주 달래기에 여념이 없어야 했다.

리츠에 관한 경영 상황을 상세히 설명하기도 바쁜 시간이었지만 기자의 가벼운 질문에 고압적 태도로 답변을 한 발표자가 있어 화제가 됐다. 미래에셋글로벌리츠 운용 총괄을 맡고 있는 박 모 본부장이다.

상황은 이랬다. 발표가 종료된 후 한 기자가 최근에 나온 유상증자 철회 공시에 관해 가벼운 질문을 던졌다. 공시 연장선상에서 인수 수수료를 확인하려고 물어보는 질문이었으나 박 모 본부장은 고압적인 답변을 하기 시작했다. 언뜻 들어도 짜증이 가득한 목소리였다.

박 모 본부장은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데 왜 그런 질문을 하냐”면서 질문한 기자를 나무라기까지 했다. 이날 행사는 생중계 중이었고, 실시간 채팅에도 “차근차근 설명하면 되는데 태도가 좋지 않다”, “엄청 고압적이다. 협회 사람들 이거 안 보고 있냐”, “부적절은 질문보다 발표자의 태도가 더 부적절하다” 등 의견들이 나올 정도였다.

결국 옆에서 이 상황을 지켜보던 동료 기자가 “기자의 질문이 부적절해 보이지 않다”라며 지적하자 “뭐가요?”라면서 말을 끊고 “아 그럼 다시 질문받겠습니다. 마이크 주세요”라면서 귀찮다는 태도로 일관하기까지 했다.

사실 이날 행사는 주가가 반 토막 수준으로 줄어든 리츠 업계들이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며 오히려 주주들을 달래기 위한 것으로 기획됐다. 그러나 이런 행동으로 인해 오히려 사실을 감추려는 것 같은 느낌을 줘 불신만 키운 최악의 행사로 변질됐다.

실제 미래에셋글로벌리츠 토론방에서는 “물타기 고려 중이었으나 IR 태도 보니 매수하면 안 되겠다. 기자한테 고압적이고 공격적인 걸 보니 개인주주는 취급도 안 할 것 같다”라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특히 이날 미래에셋글로벌리츠 운용력이 적고 유출도 많다는 이야기도 많았는데, 본부장의 태도를 보니 운용력 유출에 대한 답변이 태도에서 나온다는 말까지 나왔다.

기자가 생각하기에 박 모 본부장은 “인수 수수료는 리츠와 상관이 없는 부분이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라고 깔끔하게 답변하면 끝날 일이었으나 고압적 태도로 인해 본인과 회사가 운용하는 상품 이미지를 함께 망치게 된 꼴이 됐다.

기자는 당시 행사 자리에 있지 않았지만, 기회가 있다면 박 모 본부장은 리츠 상품에 본질을 정말 알고 있는지 묻고 싶다.

리츠라는 것은 소액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 등에 투자해 발생한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상품이다.

특히 안정적인 운영을 원하는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상품인데, 반 토막이 난 리츠 상품을 보고 투자자들은 당연히 불안해할 것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주주를 대신해서 질문을 던진 기자에게 그런 태도라니 정말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투자자들을 달래려 나온 자리에서 이 같은 태도를 보인다면 리츠가 안전하고 좋은 상품이라는 달콤한 말을 믿을 사람들은 없다는 것을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당신이 몰랐던 '미쉐린 별점'의 그늘(?) [이슈크래커]
  • 건설업계·부동산 전문가 75% "서울 아파트값 계속 오른다"…지방은 상승 "어려워"
  • 자사주 취득·소각 길 열린 고려아연…영풍 또 가처분 신청
  • 단독 예산 수십억 들였는데 참여 기업은 3곳뿐…'AI 신뢰 인증제'
  • 尹, 쌍특검법·지역화폐법 재의 요구...24번째 거부권[종합]
  • '흑백요리사' 최현석, 비장의 무기 꺼냈다…시청자들 뒤집힌 이유는?
  • “축구협회, 홍명보 감독 선임하며 내부규정 안 지켜”
  • 단독 교육부, 전국 의대에 "동맹휴학 안 된다" 공문…서울대 의대 휴학 승인 ‘논란’
  • 오늘의 상승종목

  • 10.02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1,413,000
    • -3.18%
    • 이더리움
    • 3,261,000
    • -5.86%
    • 비트코인 캐시
    • 422,400
    • -6.47%
    • 리플
    • 786
    • -5.42%
    • 솔라나
    • 192,800
    • -6.5%
    • 에이다
    • 464
    • -8.48%
    • 이오스
    • 637
    • -7.28%
    • 트론
    • 206
    • -0.96%
    • 스텔라루멘
    • 125
    • -4.58%
    • 비트코인에스브이
    • 60,650
    • -6.98%
    • 체인링크
    • 14,680
    • -8.08%
    • 샌드박스
    • 331
    • -9.32%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