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업계 3분기 '어닝쇼크'…4분기 전망은

롯데케미칼 영업손실 4239억…2분기 연속 적자
금호석화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익 63% 감소
신사업 집중한 LG화학ㆍ한화솔루션 선방

▲석유화학공장이 밀집해 있는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 전경. (연합뉴스)

글로벌 경기 침체의 직격탄를 맞아 3분기 실적 부진을 겪은 국내 석유화학 업계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3분기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는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롯데케미칼의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5조6289억 원, 영업손실은 4239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액은 27.9%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전 분기 214억 원의 영업손실을 낸 데 이어 2분기째 적자다.

금호석유화학도 올해 3분기 부진한 실적을 냈다.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8871억 원, 2305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15.6%, 영업이익은 63.1% 감소했다.

석유화학업계의 잇따른 어닝쇼크는 경기침체로 완제품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석유화학 기업의 수익성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에틸렌 스프레드는 에틸렌 가격에서 원료인 나프타 가격을 뺀 가격이다. 에틸렌 스프레드가 줄어든다는 것은 원료와 가공품의 가격 차이가 감소해 마진이 적어진다는 의미다. 통상 300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에틸렌 스프레드는 올해 1분기 톤당 평균 278달러에서 3분기 180달러로 약 35%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3분기(335달러)와 비교하면 46% 급감한 것이다. 에틸렌 스프레드가 급감한 것은 국제 유가 상승으로 나프타 가격이 상승했지만 전방 수요 위축으로 제품 판매가에 원재료 가격 상승분을 반영하지 못한 탓이다.

LG화학과 한화솔루션 역시 올해 3분기 석유화학 사업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다만 전기차 배터리 소재와 태양광 등 신사업이 실적을 방어했다.

LG화학의 3분기 영업이익은 9012억 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23.9% 증가했다. 매출은 14조1777억 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3.8% 증가했다. 양극재 등 첨단소재와 에너지솔루션 등의 신성장 동력 중심 사업에서 수익성을 높였다. 그러나 석유화학 부문에서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92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1% 급감하며 수익성이 악화했다.

한화솔루션은 3분기 매출 3조3657억 원, 영업이익 3484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작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30.4% 늘었고, 영업이익은 95.3% 증가했다. 태양광 모듈 판매 호조로 신재생 에너지 부문에서 실적을 올렸다. 그러나 한화솔루션 역시 화학 부문에서는 영업이익이 55% 감소한 1197억 원을 기록하며 부진했다.

업계는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으로 4분기 실적도 악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케미칼 측은 “글로벌 경기침체와 전방 산업의 수요 약세로 어려운 업황이 예상된다”면서 “다만 원료 가격의 하향 안정화로 수익성은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LG화학은 “석유화학 부문은 4분기 글로벌 수요 부진 지속과 공급 증가 등으로 어려운 시황이 예상된다”며 “올해 하반기를 저점으로 향후 점진적인 시황 회복이 전망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