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전설 속 ‘털 많은 거인’ 빅풋 ...학자들도 진지하게 연구?

입력 2022-10-0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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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으로만 치부하던 빅풋, 연구 참여하는 학자 늘어나
빅풋 목격담 여러 건, 사람들 빅풋 보기 위해 숲속으로
온·오프라인 모임서 빅풋 흔적 분석, 논의

▲미국 조지아주 체리로그에 있는 빅풋 박물관. 체리로그/AP뉴시스
▲미국 조지아주 체리로그에 있는 빅풋 박물관. 체리로그/AP뉴시스
에이미 부에는 해가 지자 서멀 카메라와 무전기를 들고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북동쪽에 있는 숲으로 향했다. 부에는 동료들과 짖는 듯한 소리를 내며 반응이 오길 기다렸다. 그가 기다리는 건 전설 속 괴물 빅풋이다.

빅풋은 북미에서 목격된다는 전설의 괴물로 ‘털이 많은 거인’이라는 뜻의 ‘사스콰치’로도 불린다. 생김새는 원숭이를 닮았으나 목격담에 의하면 키가 2.5m에 달한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빅풋을 직접 보기 위해 탐사에 나서거나 연구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오하이오주 영스타운에서 영어교사로 재직하는 부에도 이들 중 한 명이다.

올해 여름 노스캐롤라이나주와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는 빅풋 목격담이 여러 건 전해지기도 했다.

WSJ는 특히 학자들의 관심이 늘어나는 점에 주목했다. 과학자들은 그간 농담이나 음모론의 소재로 여겨지는 빅풋을 외면해왔는데 최근 이들도 빅풋 연구에 관심을 보인다는 것이다.

미국 빅풋 조사 단체인 올림픽프로젝트의 셰인 코슨은 “빅풋에 관심을 가지는 학자의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다만 그 일을 알리지 않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오하이오 자연자원국 소속 존 히켄바텀 자연과학자는 “빅풋을 찾는 사람들을 부정적으로 생각했었지만, 조사를 하다 보니 편견 없는 회의파 정도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빅풋 연구 단체에서 전문지식을 살리는 사람들도 있다. 오클라호마주와 워싱턴주에 있는 빅풋 단체들은 목격담을 모아 데이터베이스를 만드는 작업을 한다.

이들은 빅풋의 것으로 추정하는 숲에서 녹음된 소리, 발자국, 털 등을 분석하는데 이때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전문지식을 활용한다는 것이다.

부에는 학자들도 함께 빅풋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온라인 모임 ‘주북(Zoo Book)’을 운영한다. 온라인 모임에는 영장류학자, 야생생물학자, 인류학자 등 전문가를 포함한 40명 이상이 참여하며 이들은 한 달에 두 번씩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는다.

최근 주북 모임에 참여한 한 동물원 영장류 담당 사육사는 WSJ에 “빅풋이 농담인 줄만 알았지만, 일반적으로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영장류의 행동적 특징이 목격담에 포함된 것을 알게 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고 전했다.

빅풋 전문가로 알려진 제프 멜드럼 아이다호주립대 인류학 교수는 “빅풋은 매우 희귀한 생물”이라며 “행동 범위가 넓고, 야간에 단독으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아 빅풋을 만나기는 매우 어렵다”고 설명했다.

멜드럼 교수는 11살이던 1967년 로저 패틴슨과 밥 김린이 촬영한 빅풋 목격 영상을 본 뒤 빅풋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다만 패터슨-김린 영상은 지금까지 가장 유명한 빅풋 목격 사례 중 하나이지만 해당 영상은 이들이 제작한 영화 홍보를 위한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목격담도 다양하다. 한 곤충분류학자는 WSJ에 아들과 말코손바닥사슴 사냥을 나갔다 원숭이를 닮은 5마리의 생물이 지나가는 것을 보고 멜드럼 교수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일화를 전했다.

미 산림국 소속 고고학자인 캐시 스트레인은 “빅풋의 울음소리로 알려진 소리를 내자 빅풋이 자신을 향해 돌을 던진 적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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