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할부금융지원책, "車시장 부활 이끌까?"

입력 2008-12-23 17:55 수정 2008-12-23 17:56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시장 활성화 물꼬" vs "소득 줄어 효용 의문"

올해 외국계 회사에 입사한 김모(30세)씨는 얼마전 차를 구입하려고 강남의 한 자동차 영업소를 찾았다.

하지만 예전 같으면 차를 한 대라도 더 팔려고 고객에게 차량에 대해 설명해주기 바빴던 딜러가 이번에는 그리 반기지 않는다는 느낌이었다.

불쾌해진 김씨는 딜러에게 이유를 물었다. 딜러는 "고객이 아무리 차를 사고 싶고 딜러가 열심히 팔고 싶어도, 고객 신용등급이 높지 않으면 자동차 할부금융을 받을 수 없어 차를 구입할 수 없다"며 곤혹스러워 했다.

그동안 자동차 업계는 자동차 판매 부진의 주범으로 할부금융사들의 신용등급 강화를 꼽아왔다.

하지만 이제 할부금융시장에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정부에서는 지난 18일 승용차 개별소비세 30% 인하 대책에 이어 지난 22일 자동차 판매 증진을 위해 할부금융 시장을 활성키로 했다.

이를 위해 금융위원회와 지식경제부가 함께 연내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자동차 업계를 포함, 각 산업별로 건강성을 진단하고 취약한 분야에는 실질적 지원을 단행하겠다는 방침이다.

먼저 금융위는 총 10조원 규모로 조성되는 채권시장안정펀드를 통해 내년부터 자금난을 겪고 있는 캐피탈 회사가 발행한 채권을 매입하는 등 캐피탈 업계에 유동성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자동차 판매회사가 캐피탈사를 경유하지 않고도 소비자에게 직접 할부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서울보증보험이 자동차할부매출채권에 보증을 서는 방식도 도입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즉 고객이 자동차를 할부로 살 경우 서울보증보험이 지급보증을 서고 자동차 회사는 보증 받은 매출채권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이에 업계에서는 글로벌 경기불황의 여파를 피하기는 어렵겠지만 이번 정부 정책으로 인해 최소한 차를 사고 싶어도 할부금융 때문에 못 사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환영하는 분위기이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 관계자는 "지난 18일 발표됐던 개별소비세 30% 인하보다 차 판매 증진을 위한 더 강력한 대책이라고 판단된다"며 "이번 할부금융 정책이 제대로 시행된다면 신규 수요 발생은 어렵겠지만 최소한 차를 사고 싶어도 할부금융 때문에 못 사는 고객은 없을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대림대학 김필수 교수는 "정부가 할부금융시장을 지원하기로 한 것은 분명 자동차 활성화를 위해서는 긍정적"이라면서도 "정책을 펼 때 최종 소비자에 접점을 두고 골고루 혜택을 줄 수 있도록 면밀하게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연간 국내 신차판매는 110만여대이며 그중 약 70~80%가 할부금융으로 차를 구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자동차 할부금융이 자동차 판매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이다.

한양증권 김연우 연구원 역시 "그동안 차를 사고 싶어도 신용등급 강화로 살 수 없었던 소비자나 차를 팔고 싶어도 팔 수 없었던 판매사들이 이번 할부금융시장 지원책으로 인해 활기를 띌 것으로 보이며 자동차 내수시장 활성화의 물꼬를 틀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전국민의 고통이 커지고 있는 마당에 이번 정부 정책이 자동차 판매 활성화를 얼마나 이끌지에 회의적인 반응도 만만치 않다.

교보증권 송상훈 연구원은 "그동안 차를 사고 싶어도 할부금융이 막혀 살 수 없었던 고객에게는 좋은 기회일 수 있지만 전체 국민 소득이 급감하는 상황에서 이번 정책이 자동차 판매 활성화를 얼마나 이끌지 의문"이라고 언급했다.

한 수입차회사 관계자 역시 "정부가 할부금융시장을 활성키로 한 것이 자동차 판매에 일부 도움이 되는 부분도 있겠지만 소비심리가 막힌 상황에서 고객들이 얼마나 지갑을 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정의구현 외치더니 밥줄 '뚝'"…쯔양 사건, 사이버 레커에 경종 울렸다 [이슈크래커]
  • '트로트 4대 천왕' 가수 현철 별세…향년 82세
  • “한국에 갈거야, 라인 추가해 줘” 문자 받으셨나요? [해시태그]
  • 올해도 불붙은 ‘BMW vs 벤츠’ 경쟁…수입차 1위는 누구 [모빌리티]
  • '운빨존많겜', 무분별한 방치형 게임 사이 등장한 오아시스 [mG픽]
  • 비트코인, 6만4000달러 돌파…'트럼프 트레이드' 통했다 [Bit코인]
  • 변우석, 오늘(16일) 귀국…'과잉 경호' 논란 후 현장 모습은?
  • 문교원 씨의 동점 스리런…'최강야구' 단언컨데 시즌 최고의 경기 시작
  • 오늘의 상승종목

  • 07.16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0,112,000
    • +2%
    • 이더리움
    • 4,819,000
    • +2.08%
    • 비트코인 캐시
    • 543,000
    • +0.37%
    • 리플
    • 815
    • +10.14%
    • 솔라나
    • 220,900
    • +3.22%
    • 에이다
    • 623
    • +2.13%
    • 이오스
    • 835
    • +3.6%
    • 트론
    • 188
    • -3.09%
    • 스텔라루멘
    • 151
    • +4.86%
    • 비트코인에스브이
    • 62,150
    • +0.97%
    • 체인링크
    • 20,140
    • +3.34%
    • 샌드박스
    • 469
    • +2.4%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