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가뭄에 속타는 상장사..."자금 제공해 줄 곳 없나요?"

입력 2008-12-09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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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증자 불발 및 BW발행 취소 잇따라..자금조달 힘드네

글로벌 금융위기가 확산에 따른 실물경기 침체가 지난 3분기부터 본격화된 가운데 상장 기업들의 자금난이 갈수록 극심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투자심리가 급속히 냉각된 데 따른 결과로 상장 기업들의 주요 자금조달 수단인 유상증자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이 경기침체 및 증시 불안으로 잇따라 무산되는 상황을 맞이하고 있어 자금조달 사정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최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서도 이같은 기업들의 어려운 자금 사정은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반도체 및 기계장비 가공 및 판매업체인 알에스넷은 회사 운영자금 조달 목적으로 유상증자에 나선 이후 지난 4일과 5일 이틀간 모집하려던 19억9000만원 규모의 일반공모 유상증자 계획이 전량 미청약돼 무산됐다고 전날 공시했다.

IT하드웨어 장비 업체인 에스씨디 역시 지난 5일 공시를 통해 같은 이유로 3자배정 유상증자에 나섰으나 청약자의 전량 미납입으로 인해 무산됐다고 밝혔다.

회사측에 관계자는 "최근 회사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 신주의 발행가를 밑돌면서 신주청약자가 납입을 하지 않아 유상증자가 불발됐다"고 설명했다.

컴퓨터 판매 제조 업체인 붕주의 경우도 5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취소한다고 전날 공시했다.

이 회사는 지난 10월 24일 사내 이사회를 열어 신규사업 자금과 내부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일반 공모방식의 무기명식 무보증 공모 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의 증자를 결의, 지난달 18일 해당 유가증권신고서를 제출했었다.

그러나 붕주측 관계자 역시 "대내외적인 자금시장의 어려움으로 인해 당초 계획했던 투자자금 충당이 어렵다고 판단, 부득이하게 동 계획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회사측은 "이번 공시철회로 인해 투자자들에게 혼란을 준 점에 양해를 구한다"면서 "청약 및 납입일 이전에 이와 같이 철회공시를 하여 투자자 보호상 문제발생 소지를 억제하게 됐다"고 BW발행 무산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이 업체는 코스닥시장본부로부터 5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결정 취소함에 따라 공시번복 사유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 예고됐다.

이들 회사들은 자금조달 어려움 속 전날 급반등 장세에서도 소외되는 모습을 연출, 주가 하락까지 겹치며 그야말로 설상가상, 사면초가가 따로 없는 상황에 직면한 모습이다.

한편, 상장 기업들의 자금조달이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 속에서 현금 확보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보유 자산 처분을 통한 유동성 확보에 나서는 기업도 나타났다.

토목ㆍ건축 및 통신 공사업체로 시장에 널리 알려진 고려개발은 전날 규모경남 거제시 고현동 일대의 부동산을 330억원에 매각키로 결정했다. 이는 고려개발의 자기자본대비 10.9%에 달하는 금액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개발 관계자는 "매매계약을 체결한 지난 5일 총 매매대금의 10%인 33억원을 계약금으로 수령했고 잔금 297억원은 오는 2009년 3월 16일에 수령할 예정"이라며 "회사측으로서도 유동성 확보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전했다.

증권업계는 이러한 현상을 두고 세계적인 금융경색으로 인한 경기위축이 국내 산업에도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기업들의 자금 조달 여건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근해 대우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외 안팎으로 경기부양을 위한 일련의 대책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경기침체 국면이 상당히 지속될 것이라는 데 모두가 이견이 없는 상황이라 상장 기업들의 유동성 확보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상반기 상장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기정사실화 되는 분위기 속 주가 하락까지 겹치며 국내 기업들은 그야말로 최악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며 "당분간 상장사들의 유상증자, BW발행 및 보유자산 처분에 따른 유동성 확보 소식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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