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e스포츠 표준계약서 도입…"선수 보호"

입력 2020-09-03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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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틀그라운드와 오버워치 프로게이머를 준비하는 지망생들 (사진제공=SGA아카데미)
▲배틀그라운드와 오버워치 프로게이머를 준비하는 지망생들 (사진제공=SGA아카데미)
문화체육관광부는 e스포츠 선수의 권익을 보호하고 선수와 게임단 간 공정한 계약체결을 통해 상호 이익과 발전을 도모할 수 있도록 e스포츠 분야에 특화된 표준계약서를 도입한다고 3일 밝혔다.

1999년부터 시작된 우리나라의 e스포츠는 수많은 세계적인 선수를 배출하는 등 우리나라의 e스포츠 종주국이자 최강국의 입지를 다져왔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상대적 약자인 선수의 권익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미진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특히 지난해 국민청원을 통해 온라인 게임인 '리그 오브 레전드' 미성년 선수의 불공정 계약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이에 박양우 문체부 장관은 국민청원 답변을 통해 표준계약서 보급 등 'e스포츠 선수 권익보호 방안' 마련을 약속하기도 했다.

문체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e스포츠 분야의 특성에 맞는 표준계약서 개발을 위한 정책연구를 추진했다. 게임단, 선수, 각계 전문가 등과의 간담회와 심층 인터뷰,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기관 협의 및 행정예고를 거쳐 e스포츠 선수 및 육성군 선수 표준계약서, 청소년 e스포츠 선수 표준부속합의서 등 표준계약서 3종을 제정했다.

e스포츠 선수 표준계약서의 주요 내용은 △후원금, 상금 등의 분배 비율 사전 합의 △계약 종료 후 지식재산권 등 모든 권리를 선수에게 반환 △이적, 임대 등 권리 양도 시 선수와 사전 협의 의무화 △일방적 계약해지 금지 및 계약 위반 시 시정요구 기간(30일) 설정 △부당한 지시에 대한 선수의 거부 권한 등이다.

과거 일부 사례에서 존재했던 게임단의 일방적 계약 해지, 선수의 계약 위반에 대한 과도한 위약금과 손해배상 의무, 계약 종료 후에도 선수 초상권 등 일체의 지식재산권이 게임단에 귀속되는 문제, 상금 등 수익 분배 기준을 게임단이 자의적으로 결정하는 문제 등 불공정 조항을 개선해 선수와 게임단이 상호 동등한 권리·의무를 갖도록 한 것이다.

육성군 선수 표준계약서에서는 육성군 선수가 안정적 환경에서 훈련하고 기량을 향상해 정식 선수계약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게임단이 선수의 성장 가능성이 낮다는 사유로 계약을 해지하고자 할 경우 성장 가능성에 대한 평가 결과 등 합리적 근거를 제시하도록 했다.

청소년 선수에 대한 보호도 강화된다. 10대 중·후반에 선수활동을 시작하는 e스포츠 선수의 특성을 감안해 '청소년 e스포츠 선수 표준 부속합의서'를 별도로 마련했다. 부속합의서에서는 게임단이 청소년의 자유선택권, 학습권, 인격권, 건강권, 수면권·휴식권 등 기본적 권리를 보장하도록 하고, 선수활동 제공시간의 상한(15세 미만은 주당 35시간 이내, 15세 이상은 주당 40시간 이내)을 규정했다. 선수의 부모 등 법정대리인에게 게임단을 상대로 선수 관련 계약 등 정보 제공 요청, 의견 제시, 상금 등 정산내역 요청 등의 권한을 부여하도록 했다.

문체부는 해당 표준계약서를 손쉽게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별도의 지침서를 함께 마련해 한국콘텐츠진흥원, 한국e스포츠협회 등을 통해 배포한다. 또한 표준계약서가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적용되고 확산될 수 있도록 교육과 설명회 등 홍보를 지속하고, 매년 'e스포츠 실태조사'를 통해 활용 현황을 점검해 나갈 계획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이번 표준계약서는 상대적 약자인 선수의 권익보호에 주안점을 두되, 게임단의 정당한 수익 창출과 재투자가 활성화되도록 상호 간의 균형 있는 권리·의무를 설정하고자 했다"며 "e스포츠 분야에 공정한 계약문화가 정착돼 전체 구성원들이 상생·발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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