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환율이 주식시장은 물론 국내 금융시장의 발목을 잡았다. 원ㆍ달러 환율이 가수요까지 붙으면서 장중 1,200원선을 돌파하자 금융시장이 공항상태까지 보였다. 반면 채권시장은 환율 급등에도 불구하고 반발 매수세의 유입으로 6거래일 만에 강세로 전환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구제금융안의 효과에 대한 의구심과 외화자금 시장의 달러 부족사태는 환율상승의 근원적인 원인으로 꼽고 있다.
코스피 시장은 투신권을 중심으로 기관투자자들이 역대 두 번째 규모에 해당하는 순매도에 나서면서 하락을 주도했다.
장초반 미 정부와 의회가 구제금융안에 합의했다는 소식에 강세로 출발하면서 장중 1500선을 넘보기도 했으나 원ㆍ달러 환율이 30원 넘게 급등하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 금요일 보다 19.97포인트(1.35%)내린 1456.36을 기록했다. 기관 7638억원 매도 중 투신권이 5896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3811억원, 4713억원을 순매수했으나 시장 하락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프로그램 매매는 비차익거래를 위주로 1762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도 원ㆍ달러 환율 부담으로 이틀 연속 약세를 이어갔다. 코스닥지수는 전일대비 2.29포인트(0.51%) 내린 446.05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20억원, 193억원 순매수했지만 외국인이 199억원 어치 순매도 물량을 쏟아냈다. 코스닥시장 거래대금 9801억원, 거래량 4억9126만주로 집계됐다. 상한가 20개를 포함해 333개 종목이 상승했고 하한가 10개 등 615개 종목이 내렸다.
서울 외환 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지난 주말 대비 28.3원 오른 1188.8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2004년 1월5일 1192원을 기록한 이후 4년 9개월만에 최고치다.
한 외환 딜러에 따르면 “외국인 주식매도 자금과 수입업체 결제수요, 역외 사자 등이 겹치면서 오늘 하루 시장에서는 달러 사자 주문만 있었다”고 전했다.
장중 한차례 1200원선까지 갔다가 당국이 달러 매도개입을 단행해 상승폭을 줄였다. 하지만 환율 1200원은 돌파는 시간문제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채권시장은 원ㆍ달러 환율이 한때 1,200원을 돌파하는 등 금융시장 전반에 불안한 상황이 연출되자 장 중반 약세를 보였다.
그러나 장 후반 들어 정부 개입으로 환율이 다소 안정을 찾고 단기 급등에 따른 반발 심리가 작용하면서 강세로 돌아섰다.
국채선물은 외국인이 1천111계약을 순매도한 가운데 지난주 말보다 21틱 오른 105.14로 마쳤다.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0.03%포인트 내린 연 5.98%로 마감했다.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연 6.01%로 0.03%포인트 하락했고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6.11%로 0.04%포인트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