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경자년 ‘위기경영’을 넘어 ‘공감경영’으로

입력 2020-01-0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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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기회·혁신’ 지난해 1월 2일 국내 대기업 총수와 CEO(최고경영자)들의 신년사를 관통했던 단어들이다. 기업인들은 앞다퉈 위기를 강조했고, 혁신을 통한 재도약을 다짐했다. 해가 바뀌고 다시 새해를 맞이한 2020년 경자년(庚子年)의 1월 2일도 지난해와 비슷한 신년사가 수두룩하다. 위기와 혁신은 늘 그렇듯 단골 소재처럼 등장했다. 신년사를 내뱉는 몇몇 경영자의 이름이 바뀌었을 뿐, 이들의 입에서 나온 임직원에게 당부하는 말은 예년과 비슷하다.

여전히 우리 기업은 위기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굴지의 기업들이 경영난으로 매각됐고, 곳곳에서 구조조정이 이뤄졌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기업들은 안 힘든 적이 없었다. 해마다 어렵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달고 살아왔다. 그만큼 경영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뜻이기도 하고, 힘들었던 과거를 반면교사 삼자는 채찍질의 뜻이 담겨 있기도 하다.

그러나 위기 강조가 ‘만성’이 되어서는 안 된다. 적절한 위기의식 고취는 기업 구성원과 사회가 긴장감을 갖고 분발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도 있지만, 위기의식 ‘남발’은 진짜 위기에 둔감하게 만들고, 구성원들의 피로감만 높일 우려가 있다. 실제로 2012년 취업포털에서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를 살펴보면, 응답 대상의 약 74%가 "회사의 혁신 경영 방침에 피로를 느끼고 있다"라고 대답했다

미꾸라지가 있는 논에 메기를 놓으면 미꾸라지가 오히려 살이 통통하게 찌고 건강해지는 것처럼, 일부러 경영 위기를 강조하면 긴장감 때문에 경영이 활발해진다는 이른바 ‘메기 위기론’이 먹히는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올해도 위기다’라는 말이 유행처럼 반복되면 경영진이 전달하는 메시지의 무게감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

이제는 위기경영을 넘어 ‘공감경영’으로 나아가야 할 때다. 조직 구성원의 창의성과 혁신역량을 인정하고 함께 나아가는 경영의 미학이 필요하다. 위기경영을 하더라도 명확한 방향 설정과 이를 구성원들에게 정확하게 공유해야 한다. 아무리 위기 상황이라 하더라도 구성원들의 노력에 대해서는 칭찬과 인정을, 위기를 이겨낸 이후에는 기여한 부분에 대한 공정한 보상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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