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말 금융지주 전환을 준비하고 있는 국민은행이 주가부양을 위해 '자사주 매입' 카드를 꺼냈다.
국민은행은 14일 이사회를 열고 '주가 안정'을 목적으로 1조원을 투입해 자사주 1684만주(5%)를 취득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자사주 매입은 오는 25일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주가와 주식매수청구권 가격(6만3293원)간의 격차를 줄여 지주사 주식이전 반대를 최소화하기 위한 자구책이다.
매입기간은 오는 18일부터 11월17일까지 3개월 지주회사 전환 승인이 날 경우 주식매매가 정지되기 직전인 9월24일에 종료된다.
자사주 매입을 위탁한 증권사는 KB투자증권과 미래에셋, 삼성증권, JP모건, 크레딧스위스증권 등 5곳이며, 하루 매수주문 한도는 168만4000주로 제한될 방침이다.
국민은행은 지주회사 전환을 앞두고 주식매수청구 행사가 많아져 지주사 전환 비용이 너무 커질 것에 대비해 자구책으로 최대 2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검토해 왔다.
주식매수청구 행사 가격이 6만3천293원인데 비해 최근 주가가 6만선 아래에서 머물고 있어서 차익을 노리는 주주들이 지주회사 전환에 반대하고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충분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국민은행은 이미 15% 이상의 주주가 반대하면 지주사로 전환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결국 관건은 국민은행 주가가 6만원 수준으로 유지되어 지주사전환을 반대하는 투자자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대우증권 구용욱 금융서비스팀장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에 투입하기로 한 3조원과 자사주 매입을 위한 1조원을 합친 4조원 규모는 은행의 건전성을 크게 훼손시키지 않는 규모"라며 "국민은행이 지주사 전환을 위해 최대한의 자금을 투입하기로 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조원은 국민은행 주가를 6만원으로 가정할 경우 내달 4일까지 14영업일 동안 하루에 120만 주를 매입할 수 있는 자금"이라며 "당초 목표한 주가부양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굿모닝신한증권 홍진표 팀장도 "매물이 얼마나 나올 지 불확실성이 커 장담할 수는 없지만, 최근 줄어든 거래량을 감안할 때 자금은 충분하다고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국민은행은 지난 13일 5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지주사 전환을 위한 자사주 매입과 주식매수청구에 대비한 실탄 확보 차원이다.
국민은행은 향후 주가 움직임과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추이를 살펴본 뒤 후순위채 추가 발행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