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 지갑 닫았다...‘경기침체의 낙수효과’ 공포 부상

입력 2019-08-29 14:22 수정 2019-08-29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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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의 새로운 전조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고급 백화점 바니스뉴욕 입구에 로고가 걸려있다. 뉴욕/신화연합뉴스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고급 백화점 바니스뉴욕 입구에 로고가 걸려있다. 뉴욕/신화연합뉴스
경기 침체의 새로운 전조가 나타나고 있다. 고가품 시장의 소비를 주도해온 부자들마저 지갑을 닫고 있다는 것이다.

28일(현지시간) CNBC방송은 이같이 전하며, 위로부터의 경기 침체를 의미하는 ‘경기 침체의 낙수효과(trickle-down recession)’ 공포가 부상하고 있다고 했다.

CNBC에 따르면 부자들은 주택에서부터 보석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문의 지출을 줄이고 있다. 현재 고급 부동산 시장은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뉴욕 맨해튼을 비롯한 부촌의 부동산 거래는 6개 분기 연속 감소했다. 부동산회사 레드핀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미국에서 150만 달러 이상 주택 거래는 5% 이상 줄었다. 팔리지 않는 맨션과 펜트하우스는 늘어가고 있다.

소득 상위 1%를 주요 고객으로 하는 명품 백화점들도 울상이다. 뉴욕의 고급 백화점 바니스뉴욕은 파산보호를 신청했고, 노드스트롬은 매출이 3개 분기 연속 감소했다.

‘억만장자들의 놀이터’라 불리는 페블비치 자동차 경매에도 이상 조짐이 감지됐다. 100만 달러 이상 자동차들의 경우 절반도 팔리지 못한 반면 7만5000달러 이하 자동차는 불티나게 팔렸다.

2019년 상반기 미술품 경매도 수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유명 경매회사 소더비와 크리스티의 미술품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 22% 급감했다.

CNBC는 주식 시장의 변동성과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가 부유층의 지갑을 닫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소득 상위 10%가 미국 주식의 80%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들이 최근 주식 및 채권시장에서 나타나는 변동성에 민감해졌다는 것이다. 또 해외에서 사업을 하는 부유층이 전 세계에 불고 있는 경기 침체 공포에 영향을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CNBC는 부자들의 소비 급감이 계속될 경우 경기 악화가 심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부유층의 갑작스러운 소비 감소가 다른 계층으로까지 번져 전체 성장을 끌어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마크 잔디 무디스 애널리스트는 “고소득층의 소비가 계속 줄면 경제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2년 간 부자들은 소비를 줄인 대신 저축을 두 배 이상 늘렸다. 돈 있는 사람들이 현금을 쌓아두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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