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쩐·선이 사라진다…4차 산업혁명 무인전선(無人錢線) 시대

입력 2019-03-24 18:00 수정 2019-03-25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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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19-03-24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은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 세계경제포럼 회장이 주창했고 우리나라가 열광하고 있는 개념이다.

인공지능(AI), 로봇기술, 생명과학이 주도하는 차세대 산업혁명이라고 하지만 그동안 개념이 모호하다거나, 일종의 ‘마케팅’차원의 용어라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정보통신기술(ICT)의 발전이 가속화되면서 4차산업 혁명이 ‘무인전선(無-人·錢·線)’의 형태로 그 실체를 명확히 드러내고 있다.

사람의 노동력과 종이화폐, 그리고 기기간 또는 기기와 사람의 연결선이 사라지면서 일상 경제생활을 바꿔놓고 있는 것이다. 18세기 영국 산업혁명 이후 여성들이 본격적으로 일터에 나가기 시작하며 소지품을 담기 위한 핸드백이 대중화한 것 처럼 말이다.

이미 음식점에서는 주문을 받는 종업원 역할을 키오스크가 대신하고 있다. 각종 페이의 등장으로 지갑에 현찰은 물론 신용카드 조차 갖고 다닐 필요가 없게 됐다.

또 무선 이어폰을 가능하게 했던 블루투스 시대를 지나 스마트폰 충전, TV 등 전자기기에 대한 전력 공급도 전선을 필요로 하지 않는 시대를 맞았다.

전문가들은 이 정도 기술발전 속도라면 4차산업혁명이 경제활동 전반에 파괴적 변혁을 예상보다 빠르게 가져올 수 있다고 예상한다.

◇ 무인 시대, 기술 모르는 인재의 소멸 = 로봇과 AI는 꾸준히 그리고 빠르게 인간을 대체하고 있다.

로봇 바리스타가 전 세계 곳곳에서 활약 중이며, 가사도우미 로봇과 길 안내 로봇이 사람들을 도와준다. LG전자가 개발한 웨어러블 로봇 ‘수트봇’은 사람의 힘을 수십 배 강하게 해 준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전 세계 로봇 시장 규모는 2016년 915억 달러(약 103조 원)에서 2020년 1800억 달러(약 203조 원)로 증가할 전망이다. 기업들이 로봇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다.

스마트 팩토리도 확대대는 추세다. 포스코나 삼성전자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시작된 제조업 공장의 스마트화는 중소·중견 기업으로 확대되고 있다.

정부는 올해 4000개 스마트팩토리를 추가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삼성SDS, SK C&C, 포스코ICT, LG CNS 등 국내 대기업들이 스마트팩토리 플랫폼 및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기술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기업들의 인재상은 변할 수 밖에 없다. 지능형 설비 개발 및 제어를 중심으로 일자리의 질은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LG경제연구원은 지난해 5월 발표한 ‘AI에 의한 일자리 위험 진단’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전체 일자리의 43%가 로봇, AI로 대체 가능성이 큰 고위험군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2016년 이세돌 9단을 꺾은 알파고로 AI 분야에서 선도 기업으로 나선 구글. 그 배경에는 구글이 인수한 영국 AI 스타트업 딥마인드가 있었다.

딥마인드 창업자 데미스 허사비스는 13세에 세계 유소년 체스 대회 2위를 하고, 15세 때 고등학교를 마친 후 케임브리지대에서 컴퓨터공학 학사,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에서 인지신경과학 박사 학위를 받은 천재다.

천재인력이 아니라고 낙담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최소한 로봇과 AI에 대한 기초지식을 알고 있지 않으면 건강한 몸으로 멀쩡히 눈을 뜨고도 로봇에 일자리를 빼앗기고 마는 ‘당달봉사’ 신세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

◇ 현찰 사라진 시대, ‘페이’없이는 돈도 못쓴다 = 역사적으로 물물교환 방식에서 금·은 → 지폐 → 신용카드로 이어지던 지급결제방식은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삼성페이,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알리페이 등 스마트폰 등을 이용한 간편 결제가 대세다. 현재 간편결제 시장은 그야말로 보이지 않는 전쟁터다.

심지어 현금천국으로 통하던 일본에서 조차 유커들의 스마트폰 결제가 쇄도하며 디지털결제 시스템이 확산되고 있다.

페이의 범용성을 높이기 위해 각 진영이 결제 가능 분야를 확대하고 있다.

스마트폰 1위 삼성전자의 삼성페이(1300만 명), 메신저 1위 카카오의 카카오페이(2600만 명), 포털 1위 네이버의 N페이(2600만 명), 대형마트 1위 이마트·신세계의 SSG페이(700만 명), e커머스 1위 이베이 코리아의 스마일페이(1300만 명) 등이 피 말리는 경쟁을 벌인다.

간편결제가 4차산업혁명에서 중요한 까닭은 돈이 되는 생태계를 구현하는 통로기 때문이다. 자신의 플랫폼에 소비자들을 가두고, 빅데이터를 이용해 그들의 취향을 분석하고 입맛에 맞는 제품을 제공해 준다.

삼성전자가 삼성페이를 통해 젊은 소비자층을 많이 확보할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상당수 젊은 갤럭시사용자들은, 삼성페이 때문에 다른 폰으로 갈아탈 수 없다고 한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10에 블록체인 프라이빗 키를 보관할 수 있는 ‘키스토어’를 탑재했다. 별도 하드웨어 없이도 블록체인 기반 게임, 모바일 결제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다만, 재난·재해로 통신망 마비가 디지털 결제불능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지난해 말 발생한 KT 아현지사 화재 사고는 해당 지역의 식당과 편의점 등 일상소비경제를 마비시켰다.

◇ 와이어리스(Wireless)의 막대한 부가가치= ‘와이어리스’도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중요한 기술이다. 선 하나 없앴을 뿐인데, 일상의 편리함은 상상 이상이다.

무선 청소기 판매가 유선 청소기를 앞질렀고, 애플 에어팟과 삼성 갤럭시 버즈 등 코드리스 이어폰은 젊은 층의 대세로 자리 잡았다. 최근 서비스를 시작한 프리미엄 고속버스에는 스마트폰 무선 충전기가 설치돼 있다.

올해 삼성전자가 출시한 갤럭시S10은 뒷면에 무선충전 패드를 달아 다른 스마트폰과 배터리를 공유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삼성전자는 전기선을 비롯한 각종 케이블이 필요 없는 차세대 TV 개발에 나섰다. 전기차 배터리 충전 문제 역시 ‘와이어리스’로도 해결할 수 있다. 도로를 달리면서 도로 바닥에 깔린 무선충전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이다.

와이어리스는 경제활동을 촉진한다. 와이어리스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무선인프라 구축을 위한 사회간접시설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어서다.

특히 선에 의존하지 않는 노동력은 경제활동반경을 넓힐 수 있다. 단적인 예로 전기자동차를 충전하는 데 걸리는 두 시간을 다른 생산활동에 쓰일 수 있다. 스마트폰의 충전이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기 때문에 노동집중력은 더 높아질 수 있다.

한편 배터리 업계는 배터리 사용 시간을 늘리는 신소재 및 기술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업계는 흑연의 뒤를 이을 소재로 실리콘(Si)에 주목한다. 실리콘은 흑연보다 에너지 밀도가 10배 정도 크다. 다만 불안정한 구조를 갖고 있다. 이를 안정화하는 것이 당면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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